신한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한저축은행은 1분기에 순이익 41억 원을 거둬 지난해 1분기보다 103.5% 늘었다.
대표적 중금리대출상품인 ‘허그론’ 등을 바탕으로 중금리대출잔액이 가파르게 불어나면서 지난해 8월 금융지주 계열사인 저축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대출잔액 1조 원을 넘기기도 했다.
허그론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연 6.2~17.3%의 금리로 3천만 원까지 대출해 주는 상품인데 다른 저축은행의 대출상품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제공하면서도 연체율이 2~3%대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저축은행 79곳의 평균 연체율이 4.54%라는 점을 감안하면 낮은 수준이다.
금리 수준도 20%를 밑돌고 있어 정부의 최고금리 인하정책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법정최고금리를 27.9%에서 24%로 낮춘데 이어 20%까지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저축은행을 포함한 제2금융권의 대출상품 광고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신한저축은행은 이와 관련된 영향도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회에는 저축은행을 비롯한 제2금융권의 대출상품 광고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14건이 발의됐다.
신한은행에서 대출 승인을 받지 못한 고객을 신한저축은행으로 소개시켜주는 그룹 차원의 연계영업이 활성화된 만큼 상대적으로 광고비 지출이 크지 않은 데다 TV방송광고 등을 통한 마케팅 활동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 저축은행과 사뭇 다른 대출상품 구조와 영업활동으로 정부의 규제 강화 흐름을 피해가고 있는 모양새다.
김 사장은 “신한저축은행을 서민전문 금융회사의 표준을 만들어가기 위해 조직과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며 “신한저축은행은 대출뿐 아니라 금융정보와 지식이 부족한 서민들이 생활 속에서 겪는 금융 애로사항을 해결해주는 서민의 금융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현재 3조1천억 원 수준인 중금리대출 공급액을 2022년까지 7조 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히면서 은행과 카드사 등이 중금리대출시장에 잇달아 상품을 내놓으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김 사장은 신한금융그룹 차원의 시스템 정비를 바탕으로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7월 중금리대출 통합 플랫폼을 만들어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저축은행 등 계열사끼리의 중금리대출 연계영업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그룹 계열사의 대출조건을 한 곳에 모아 중금리대출 등 상품을 추천해주는 것은 신한금융그룹이 처음이다.
점차 커지고 있는 중금리대출시장에 그룹 계열사들이 고르게 진출하는 것과 동시에 엄격한 신용평가를 통해 은행과 저축은행, 카드사로 고객을 분류해 건전성부문까지 잡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민간 금융회사 최초로 서민금융 상담 창구인 '신한희망센터'와 '서민금융 서프터즈' 등을 운영하면서 고객들과 접점을 늘리기 위한 활동도 꾸준히 펼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다른 저축은행들도 모바일 플랫폼을 강화하면서 저축은행 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김 사장이 저축은행업계의 영업환경 변화를 계기로 신한저축은행과 저축은행 업계의 선두권 회사의 격차를 어느 수준까지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