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5G 시대에는 SK텔레콤의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KT는 SK텔레콤과 점유율 격차를 지속적으로 줄여왔는데 5G가 상용화되면 기회가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5G 시대가 도래하면 고착화된 국내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시장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5대 3대 2 비율로 굳어져 있다.
이미 이동통신시장은 가입자가 포화상태여서 후발주자인 KT나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의 시장지배적 지위를 넘보기 힘든 구조다.
하지만 5G가 상용화되면 이와 관련된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점유율에 변화가 올 수 있다. 5G의 대표적 서비스로 꼽히는 초고화질(UHD), 가상현실(VR) 콘텐츠는 모두 모바일을 통해 제공할 수 있는 것들이다.
KT가 5G 킬러 콘텐츠를 선점한다면 이동통신 점유율 1위도 노려볼 수 있다.
KT는 이미 5G 킬러 콘텐츠를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2월 평창올림픽에서 경기영상을 선수의 1인칭 시점에서 볼 수 있는 ‘싱크뷰’, 여러 각도에서 경기를 볼 수 있는 ‘타임슬라이스’ 등 5G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선보였다.
KT는 5G 시범 서비스를 통해 사람들이 관심이 많은 서비스를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상용화했을 때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 5G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개발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학무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KT가 5G 시대에 주도권을 쥐려면 상용화가 가능한 5G 핵심 애플리케이션(앱)을 찾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며 ”평창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선보인 것은 5G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KT는 통신 필수설비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장점도 극대화할 수 있다.
KT는 5G 망 구축에 활용될 필수설비의 약 73%를 보유하고 있어 조기에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기에 유리하다. 2019년 3월 서울과 대도시를 중심으로 5G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SK텔레콤 등 경쟁사보다 더 빨리 5G를 구축할 가능성이 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T의 필수설비를 공용화하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경쟁사가 KT의 필수설비를 이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5G 망을 얼마나 빨리 구축하느냐는 이동통신 점유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LG유플러스는 2011년 7월 국내에서 LTE를 가장 먼저 상용화해 이동통신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2011년 3분기 점유율이 17.9%였으나 2년 반 만에 2% 포인트 이상 끌어올려 2014년 4월 20%를 넘어섰다.
5G는 LTE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점유율 변동폭은 훨씬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통3사의 점유율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5G가 상용화되면 지도기반 서비스, 금융 서비스, 인공지능(AI), 커머스 등 오프라인 서비스와 이동통신의 융합이 급증할 것”이라며 “이동통신 가입자가 많은 SK텔레콤이 5G 시대에도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다가 자금력이 풍부한 SK텔레콤이 가장 많은 5G 주파수를 확보하면 KT는 시작부터 5G 경쟁에서 밀리게 된다.
과기정통부는 5G 주파수인 3.5GHz 대역에서 280MHz 대역폭을 공급한다. 현재 제시된 안에 따르면 SK텔레콤이 120MHz를 가져가고 나머지 160MHz를 KT와 LG유플러스가 나눠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