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이 퇴진하면 KT 기업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5일 “만약 KT CEO가 조기에 교체된다면 KT 주가 상승의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며 “KT는 과거에도 CEO가 교체된 뒤 수익성 위주의 정책을 추진한 적이 많았다”고 파악했다.
KT 주가는 최근 맥을 못 추고 있다.
25일 KT 주가는 2만7200원에 장을 마쳤다. 전일보다 0.18%(50원) 하락했다. 2017년 8월 3만555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8개월 동안 25%가량 떨어졌다.
16일에는 2만6550원까지 내려가 52주 신저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김 연구원은 KT 주가 부진의 이유로 수익성 악화를 꼽았다. KT가 성장성 위주의 정책을 펴다보니 매출에 비해 비용 증가폭이 커졌다는 것이다.
KT는 2017년 인건비와 5G 관련한 비용의 증가로 시장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냈다. 2016년보다 매출은 2.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5%, 순이익은 29.5% 감소했다.
KT는 2017년 상반기에 콜센터와 AS 등 서비스부문 위주로 직원 6천여 명을 채용한 데 이어 하반기에 직원 4천여 명을 채용하면서 인건비가 늘어났다. 또 올해 2월에 열린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운용한 5G 시범 서비스에도 비용이 들었다.
김 연구원은 KT CEO가 교체된다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KT는 과거에도 새로운 CEO가 온 뒤 구조조정을 통해 영업이익을 끌어올린 적이 있다.
황 회장은 2014년 1월 취임하자마자 8300명을 희망퇴직 형식으로 내보냈고 KT렌탈과 KT캐피탈 등 비통신계열사 17곳을 매각하는 등 자회사들도 정리했다.
KT는 황 회장 취임 첫 해에 구조조정 비용 때문에 적자를 냈지만 이후 흑자경영으로 돌아서며 영업이익 규모가 늘어났다.
그에 앞서 KT를 이끌었던 이석채 전 회장도 2009년 취임 뒤 6천 명 규모의 인원을 내보내는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당시 KT 영업이익률은 2009년 4.92%에서 2010년 10.20%로 급격히 상승했다.
김 연구원은 “KT는 현재 구조조정 수위를 낮추고 있지만 경영진이 교체된다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며 “지금부터 KT를 서서히 다시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황 회장은 최근 KT의 국회의원 불법 후원 의혹에 연루돼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황 회장은 17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소환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황 회장을 재소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