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중국 패널업체의 물량 공세와 LCD업황 악화에 대응해 LCD패널사업을 더 축소하고 올레드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등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4일 "중국 패널업체의 증설 영향으로 LCD패널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봐도 업황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 |
정 연구원은 LCD패널 가격이 이른 시일 안에 생산원가와 맞먹는 수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디스플레이업체들이 LCD패널을 생산할 수록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공격적으로 공장 증설에 나선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은 출하량을 늘릴수록 중국 정부로부터 많은 보조금을 받기 때문에 손실 위험을 감수하며 적극적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LCD패널에서 수익을 내기 점점 더 어려워지는 처지에 놓여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LCD 가격 하락 영향으로 1분기에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되는 데 이어 삼성디스플레이도 2분기에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LCD패널 가격 하락세가 2분기에도 지속되고 있어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중국업체와 경쟁에서 LCD패널 수익성을 회복하기 쉽지 않다"며 "올레드 중심 체질 전환을 위해 과감한 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약 2년 전부터 LCD패널 생산공장 일부를 구조조정하고 중소형 올레드에 집중하는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해 왔다. LG디스플레이도 지난해부터 LCD에 증설 투자 중단을 선언하고 올레드패널사업 확대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LCD업황 악화가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되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정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협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올레드, LG디스플레이는 대형 올레드분야에서 압도적 기술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기술을 공유하는 등 적극적으로 협력하면 올레드 중심의 사업 전환을 더욱 앞당길 수도 있다.
정 연구원은 "LCD 수익성 하락 속도에 대비해 한국 디스플레이업체의 올레드 수익성 개선이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며 "새로운 변화로 위기를 잘 극복해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