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5G 주파수 확보를 위한 경쟁이 시작됐다.
5G 주파수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각사가 제공하게 될 5G 속도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돼 이통3사는 세부적 경매방식을 놓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왼쪽부터).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6월 5G 주파수 경매를 위한 준비 작업이 시작됐다”며 “5G 주파수 대역과 대역폭, 경매방식까지 정해져 토론회와 공청회를 거치면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한다고 하지만 기본 골격은 확정된 셈”이라고 바라봤다.
5G는 새로 뚫리는 고속도로에, 주파수 대역은 이 고속도로의 차선에 비유된다. 주파수 대역을 많이 확보할 수록 그를 통해 보다 많은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보낼 수 있다.
이통3사는 5G 주파수 확보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9일 5G 주파수 경매 방식으로 주파수를 블록 단위로 쪼개 조합 입찰하는 ‘클락 경매’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주파수를 잘개 쪼개서 입찰하면 경쟁이 치열해지고 최종 낙찰가도 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3.5GHz 대역은 당초 300MHz의 대역폭이 경매 대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280MHz 대역폭으로 줄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소 80MHz 확보해야 정상적 5G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5G 주파수 확보는 5G 서비스 품질에 직결된다.
5G를 사용하면 데이터 전송 속도가 LTE보다 최소 20배 이상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러한 효과를 충분히 내려면 주파수를 더 많이 확보해야 한다. 5G 주파수는 10MHz 폭 당 최대 속도가 약 240Mbps 정도 차이가 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통3사는 5G를 활용해 자율주행,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의 서비스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서비스들은 모두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가 핵심요소여서 경쟁사보다 주파수를 적게 확보하면 서비스 경쟁력도 자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주파수가 고속도로라면 대역폭은 차로 수에 비유할 수 있다”며 “대역폭을 더 많이 확보할수록 데이터 전송량과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현재 나온 방안대로라면 SK텔레콤이 주파수 확보에 가장 유리하다.
상대적으로 경쟁사보다 많은 자금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SK텔레콤은 자금력을 앞세워 매번 원하는 주파수 대역을 가져갔다. 현재 LTE 주파수는 SK텔레콤이 40%를 보유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다소 과도한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최대한 넓은 5G 주파수를 확보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가입자가 가장 많기 때문에 최소 120MHz 대역을 확보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5G 주파수 최대 총량을 100MHz로 제한하자고 주장한다.
이 의견에 따르면 SK텔레콤이 100MHz를 차지하고 KT와 LG유플러스가 남은 180MHz를 나누게 된다. 주파수 경매에서 승리하지 못한 통신사도 최소 80MHz를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김수용 KT 상무는 19일 “지배적 사업자에게 똑같이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는 대학생이 초등학생 50M 앞에서 출발하는 달리기 경주가 되는 것”이라며 주파수 총량제한을 가능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5G 주파수 총량제한 안으로 100MHz, 110MHz, 120MHz 3가지를 제시했다. 토론회와 공청회 의견을 바탕으로 5월에 최종 안을 결정한다.
황성진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이통3사의 5G 주파수 경매 전략이 엇갈릴 개연성이 있다”며 “향후 5G 주파수 총량제한이 확정되면 6월 경매 결과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