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아마존과 애플 등 IT 경쟁업체들을 뒤따라 직접 반도체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주문형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최근 홈페이지에 공고를 내고 인공지능 연산에 활용되는 반도체를 개발할 수 있는 엔지니어를 모집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별도 연구개발조직을 꾸리고 직접 인공지능 반도체를 설계해 서버에 탑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근 글로벌 주요 IT기업들은 외부 반도체기업에 의존을 낮추기 위해 직접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에 속속들이 뛰어들고 있다.
구글이 이미 자체적으로 개발한 머신러닝 반도체를 서버에 적용해 사용하고 있으며 애플과 아마존, 중국 알리바바도 개발을 진행중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소프트웨어기업들의 인공지능 연산에 주로 CPU와 그래픽반도체(GPU)가 쓰이고 있지만 시장이 커지면서 직접 최적화된 반도체를 개발하는 것이 유리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 연구원은 반도체를 직접 설계해 탑재하는 대형 IT기업들이 늘어나며 주문형 반도체(ASIC)를 위탁생산하는 반도체기업들에 수혜가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주문형 반도체 위탁생산분야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기업으로 꼽힌다.
주문형 반도체 위탁생산은 반도체사업 경험이 적고 기술이 떨어지는 업체들에 설계 기술을 일부 제공하고 개발과 양산을 모두 책임지는 사업이다.
페이스북 등 IT기업은 반도체 양산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아 위탁생산기업에 기술과 생산 지원을 모두 맡겨야 한다.
삼성전자는 특히 인공지능 반도체의 성능 확보에 중요한 미세공정 기술에서 TSMC보다 앞서 나가고 있어 IT기업들의 반도체 수주에 더 유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초 주문형 반도체 위탁생산 프로그램을 새로 재편해 고객사들에 더 적극적으로 기술 지원을 약속한 점도 이런 시장 변화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위탁생산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로 2월 말부터 약 6조 원의 투자를 벌이는 화성 반도체 신공장 건설도 시작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