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는 2014년 말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를 통합하며 새롭게 출범했지만 하나SK카드 시절 누적 적자 여파를 아직까지 벗어나지 못한 데다 통합 과정 속에서 통합비용도 크게 발생해 운신의 폭이 좁은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하나카드에 경영유의 조치를 내리면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낮은 것을 지적했지만 아직까지 금감원의 권고수준을 크게 밑돈다.
금감원은 2017년 4월 하나카드 이사회와 경영진이 회사의 자산건전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통제할 수 있도록 자산건전성 보고 및 관리기준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하나카드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2017년 말 기준 72.4%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카드사들이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100%는 유지해야 한다고 지도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2014년 말 44.77%, 2015년 말 43.32%, 2016년 말 58.46%에서 지난해 큰 폭으로 올렸지만 다른 카드사에 비하면 아직 한참 낮은 수준이다.
다른 카드사들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살펴보면 신한카드 100.35%, 삼성카드 101.09%, 현대카드 121.09%, 롯데카드 100%, KB국민카드 100.04%, 우리카드 102.74%, 비씨카드 104.75% 등으로 모두 금감원의 권고수준을 넘는다.
하나카드는 국내 카드사 가운데 부실채권 비율이 가장 높은 회사로 꼽히는 만큼 대손충당금 적립이 그 어떤 회사보다 필요하다.
하나카드는 2017년 말 기준으로 고정이하채권비율이 1.41%로 다른 카드사들과 비교해봤을때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고정이하채권비율은 카드사가 보유한 총여신 가운데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하는데 부실채권 현황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다.
다른 카드사들의 고정이하채권비율을 살펴보면 신한카드 1.05%, 삼성카드 0.9%, 현대카드 0.43%, 롯데카드가 1.30, KB국민카드 1.4%, 우리카드 0.79%, 비씨카드가 0.03% 등이다.
하나카드는 정 사장이 취임한 뒤로 순이익이 꾸준히 늘어나며 자본여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아직 가야 할 길 먼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는 비은행 계열사 강화 계획을 오래 전부터 펼치고 있지만 아직 하나카드에 자본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카드가 특히 최근 주력하고 있는 신사업이 해외사업과 디지털사업인 만큼 초기비용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금융당국의 기본적 지침마저 따르지 못할 만큼 부족한 자금력은 사업을 확장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