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부회장과 정도현 사장이 LG전자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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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
LG전자는 14일 주주총회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에 구본준 부회장을 재선임하고 정도현 재무최고책임자(CFO) 사장을 신규로 선임해 기존 1인 대표이사 체제에서 2인의 복수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한다. LG전자가 각자 대표체제를 도입한 것은 창사 이후 처음이다.
LG상사도 이날 이사회에서 이희범 부회장과 송치호 부사장을 각자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LG화학은 지난 2012년부터 김반석 부회장과 박진수 사장, 박영기 사장, 권영수 사장 등 4인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LG전자는 "두 사람의 역할을 나눈다기보다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해 외부 경영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것"이라며 "재무통인 정 사장을 대표이사에 선임함으로써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각자대표 체제는 공동대표와 달리 각 대표이사가 대표이사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각 전문분야를 책임지고 경영함으로써 1인 대표이사의 부담을 덜 수 있다. 또 공동대표 체제에서 대표들이 모두 참여해야 의사결정이 가능하지만 각자대표체제의 경우 각자가 회사를 대표하기 때문에 신속하게 의사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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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도현 LG전자 사장 |
그러나 LG전자의 경우 정 사장이 재무통인 만큼 사업부문별로 책임을 맡는 각자대표체제가 아니다. 정 사장이 LG전자 안살림을 맡아 재무관리와 수익성 확보를, 구 부회장은 제품개발과 해외진출을 책임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LG전자의 각자대표 체제 도입을 놓고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처라는 해석이 있다. 하지만 구본준 부회장 체제에서 LG전자의 위상이 크게 떨어지고 스마트폰 올인 전략과 과도한 마케팅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만큼 앞으로 수익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겠다는 구본무 회장의 뜻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 부회장의 경영 부담을 줄여주고 매출 확대에 주력하도록 하면서 정 사장으로 하여금 수익성 관리를 통해 재무구조를 튼튼히 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LG그룹에 입사해 LG전자 구조조정본부 상무를 거쳐 LG그룹 재경팀 팀장(부사장)을 지낸 뒤 2008년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됐다. 2014년 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이번에 대표이사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