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주력 상품인 QLEDTV가 올해도 경쟁사의 올레드TV와 판매 격차를 좁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전 세계 여러 제조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올레드TV시장과 달리 삼성전자 홀로 QLEDTV시장을 늘려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 |
1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TV시장에서 올레드TV와 QLEDTV의 전체 판매량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QLEDTV는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경쟁사의 올레드TV에 맞서 같은 수요층을 공략하기 위해 내세운 전략 브랜드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TV 라인업 대부분을 QLED로 재편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지난해보다 50% 늘어난 150만 대를 판매목표로 잡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호응은 올레드TV쪽이 훨씬 높다. 수요 증가세도 가팔라 삼성전자의 점유율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올해 전 세계 올레드TV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60% 늘어난 254만 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5년 동안 연평균 42%에 이르는 가파른 성장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레드TV 대표주자인 LG전자와 소니가 급성장하는 반면 LCD 전략에 집중한 삼성전자는 수세에 몰렸다”며 “올레드TV가 판정승을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QLEDTV는 LCD에 자체 개발한 화질 개선 기술을 적용한 제품으로 화질 등 성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트러스티드리뷰와 HD구루 등 해외 소비자평가지가 QLEDTV에 최고 점수를 매겼다.
하지만 실제 소비자들이 QLEDTV를 일반 LCDTV보다 비싸게 주고 사야 할 이유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QLEDTV를 차세대 제품으로 적극 밀어붙이는 기업이 삼성전자뿐이라는 점도 인지도를 끌어 올리고 수요를 늘리는 데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김 연구원은 LG전자가 홀로 주도하던 올레드TV시장에 지난해부터 소니가 참여하며 올레드TV가 시장에서 확실한 프리미엄 제품으로 정착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올레드TV가 TV시장의 중심이 될 것으로 인식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분석한다. 각 제조사들이 가격대와 디자인 등을 달리한 제품을 내놓으면서 그런 인식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일본 파나소닉과 도시바에 이어 중국 상위 TV업체인 하이센스와 스카이워스, 콩카와 창홍 등 모두 15개 제조사가 올레드TV를 판매하고 있거나 올해 안에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올레드TV를 출시하지 않은 것은 전략적 오류”라며 “최소 2020년까지 QLEDTV 이외에는 대안을 마련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올레드TV ‘연합군’과 같이 QLEDTV의 세력을 구축하기 위해 다른 TV 제조사를 끌어들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에서 QLED 전시회와 국제포럼 등을 통해 기술 홍보에 나서며 “2017년은 TV업계가 함께 QLEDTV시장을 키우는 성장의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1년 남짓한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뚜렷한 성과는 없다. QLEDTV의 출시 초반 판매가 부진하자 대부분의 글로벌 제조사가 올레드TV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QLEDTV의 장점을 소비자들에 충분히 인정받을 만한 계기를 만들거나 확실한 성장 자능성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TV시장에서 ‘외딴 섬’이 될 수도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QLEDTV는 올해 빠른 판매 증가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QLEDTV의 인지도와 판매량이 높아지면서 중국업체들 사이에서 시장 확대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