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은 미국 국채를 비롯한 해외 유가증권에 투자를 많이 해 놓아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수익이 클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환율변동을 피하는 비용은 리스크로 남을 수 있다.
▲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생명보험회사 가운데 해외 유가증권 투자비중이 가장 높아 경쟁사보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투자수익을 많이 거둘 수 있게 됐다.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생명보험시장 점유율 상위 3개사의 해외유가증권 투자비중을 살펴보면 한화생명이 33.9%, 삼성생명은 8.5%, 교보생명은 3.74% 수준이다.
임준환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 확대는 국내 보험회사의 미국 채권 투자에 유리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미국은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고 앞으로도 물가 상승이 예상돼 금리를 더 인상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동결해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한화생명은 2017년 초 매도가능증권 가운데 52.1%를 만기보유증권으로 전환했다. 만기보유증권은 매년 가치를 평가하지 않기 때문에 환율과 해외금리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남아있는 해외 매도가능증권이 여전히 다른 생명보험사보다 많기 때문에 해외 금융시장의 변동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 점이 지적됐다.
환율 변동을 대비하기 위해 쓰이는 환율 위험관리 비용이 계속 늘어날 수 있어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임 연구원은 “미국 금리가 국내 금리보다 높은 상황에서는 미국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국내 채권에 투자하는 것보다 수익률이 높을 수 있다"며 "그러나 환율변동에 따른 환차손이 발생한다면 미국 채권 투자로 얻은 수익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환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보험회사의 해외 투자는 장기채권 중심으로 이뤄지고 이 과정에서 환위험 노출을 헤지하기 위해 외환스와프 등 파생금융상품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며 "외환스와프포인트가 떨어지면 환율 위험관리 비용이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13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외환스와프포인트(1년)는 한 달 전보다 5원 낮아졌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 현상이 지속되면 환율 위험관리 비용이 계속 증가할 수 있다고 추정됐다.
임 연구원은 "한미 금리 역전 현상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환헤지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에서 외국 우량회사가 발행한 아리랑본드나 유로화 표시 채권 등 다양한 투자대상을 찾을 필요도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