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비 기자 yblim@businesspost.co.kr2018-04-12 17:5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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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개인 위탁매매 수수료 중심이던 수익원을 다각화하기 위해 투자금융 역량을 키우는 데 힘쓰고 있다.
12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이 사장은 투자금융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조직개편과 자본 확충 등을 실시했다.
▲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
투자운용본부 아래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주로 담당하던 프로젝트투자팀을 프로젝트투자본부로 승격했다.
프로젝트투자본부는 앞으로 부동산금융을 중심으로 다양한 투자금융 업무를 다루게 되며 인력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금융(IB)사업부 안에 인수영업팀도 만들었다. 회사채 발행 등의 각종 투자금융 거래(딜)를 따오는 업무를 주로 맡는다.
자본 확충을 위해 2월에는 3552억 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상환전환우선주는 채권처럼 일정 기간이 지나면 투자자가 발행회사로부터 상환을 받을 수 있거나 혹은 보통주로 전환할 수도 있는 우선주를 말한다.
2017년 12월 말 기준 키움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약 1조4천억 원이었지만 이번 상환전환우선주 발행으로 1조8천억 원가량으로 늘어나게 됐다.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100%까지 신용공여가 가능하다. 키움증권은 상환전환우선주로 자기자본을 늘리면서 신용공여 한도도 확대돼 투자금융을 중심으로 하는 사업 역량 강화에 자본을 더 많이 투입할 수 있게 됐다.
장효선 이명준 삼성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이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은 단순히 신용공여 확대뿐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위탁매매(브로커리지)시장에서 지배력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자기자본투자와 함께 키움인베스트먼트와 키움저축은행 등 자회사를 통한 투자역량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키움증권은 편리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저렴한 수수료 등을 내세워 개인고객 위탁매매(브로커리지) 분야에서 2005년 이후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브로커리지업황은 증시의 변동에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증시의 열기가 잦아들면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이 사장은 투자금융부문을 확대해 키움증권의 수익원을 다각화하고 성장동력으로 삼으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7년 11월 초대형 종합투자금융사업자(IB)가 출범하면서 투자금융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회사들은 4조 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에 자금을 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대형 증권사들에 맞서 키움증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소기업 투자금융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2016년 4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중기특화증권사)로 지정됐다. 중기특화증권사는 중소·벤처기업의 기업금융업무에 특화된 중소형 증권사를 말한다.
금융위원회는 정책금융기관과 연계를 통해 중기특화증권사에게 영업 기회를 지원하며 성장사다리펀드 등을 통해 자금지원도 실시한다.
이에 따라 키움증권은 기술력이 뛰어난 바이오기업의 기업공개(IPO)를 주관하는 등 성장성을 갖춘 중소·벤처기업을 발굴해 투자금융 업무를 제공하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중기특화증권사로서 신기술 금융업 진출 등을 통해 중소기업에 지분을 투자하고 인수합병(M&A)자문을 하는 등 맞춤형 투자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