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18-04-01 09: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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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중앙회가 MG손해보험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새 주인을 찾는 일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MG손해보험이 1일(책임개시일 기준)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4.5% 인하하는 점을 놓고 매각 전에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내놓은 전략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
MG손해보험이 2017년 12월부터 판매한 ‘1년 만기 운전자보험’도 매달 평균 보험료 1500원 수준으로 다른 보험사들보다 80% 이상 저렴하다.
낮은 보험료와 우량 운전자를 위한 할인특약, 군살을 뺀 상품 등으로 자동차보험 가입자 수를 늘려 MG손해보험의 손해보험시장 점유율을 매각 전에 최대한 높이려 한다는 것이다.
MG손해보험은 2017년 12월 원수보험료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 1.52%에 머무르고 있다. 2016년 같은 기간 1.4%보다 소폭 올랐지만 전업 손해보험사 10곳 가운데 최하위인 점은 그대로다.
다른 분야에서도 비교적 저렴한 상품 출시에 집중하고 있는 점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MG손해보험이 3월에 내놓은 ‘(무)다이렉트 2030암보험’은 암진단비만 보장하는 온라인상품이고 보험료도 업계 최저 수준으로 꼽힌다.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3월에 취임한 뒤 MG손해보험을 팔겠다는 방침을 사실상 굳힌 점을 감안하면 매각 성공에 필요한 부분들을 빠르게 보완하고 있는 셈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MG손해보험 지분 6.07%만 보유했지만 나머지 93.93%를 소유한 사모펀드 ‘자베즈제2호유한회사’의 주요 재무적투자자이기 때문에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실질적 최대주주로 꼽힌다.
이 때문에 MG손해보험 매각이 추진되는 데에도 박 회장의 뜻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새마을금고중앙회가 MG손해보험을 2018년 안에 팔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MG손해보험이 실적과 자본적정성 양쪽에서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2013년 2월 경영난에 빠져 있던 그린손해보험을 1800억 원에 인수해 MG손해보험으로 바꾼 뒤 다섯 차례에 걸쳐 모두 2300억 원을 지원했다.
MG손해보험은 인수 후에도 한동안 순손실을 보다가 2017년에야 흑자 전환했지만 순이익 규모는 53억 원에 머물렀다.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지급여력(RBC)비율도 2017년 9월 기준 115.6%에 불과해 금융감독원의 감독 기준 100%를 소폭 웃도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MG손해보험 인수자가 이 회사의 지급여력비율을 금융감독원의 권고 수준인 150%까지 끌어올리려면 증자 등을 통해 670억 원 정도를 추가로 써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 김동주 MG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2021년에 지금보다 자본적정성을 더욱 엄격하게 평가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도입되는 것을 감안하면 인수자의 자금 부담은 더욱 커진다.
이 때문에 MG손해보험이 새마을금고중앙회의 투자금액을 훨씬 밑도는 1700억 원 정도에 팔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데도 눈에 띄는 인수후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비은행사업을 확대하려는 금융지주사들이 인수후보로 거명되지만 이들이 향후 확충해야 할 자본 규모를 감안하면 MG손해보험 인수에 뛰어들기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2012년 NH농협손해보험 이후 신규 손해보험사가 추가로 생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MG손해보험을 통한 시장 진입은 해 볼만한 도전이 될 수도 있다”며 “MG손해보험 자체를 매력 있는 매물로 끌어 올려야 향후 매각절차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