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운데)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타결을 놓고 정치권의 반응이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정의당 등은 국내 자동차산업에 미칠 영향을 지적하며 미국의 요구를 수용한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한미 FTA 협상은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박 속에서도 결과적으로 국익을 최대한 지키는 동시에 한미 양국의 호혜적 이익균형까지 보장하는 합의를 도출해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관심이 집중됐던 철강 관세에서 관련 국가들 가운데 가장 먼저 면제협상을 마무리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했다”며 “이번 성과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에 기여하는 통상정책의 원칙을 지켰다는 점에서도 높이 평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야당은 국내 자동차산업에 미칠 악영향 등을 지적하며 한미 FTA 협상 결과를 비판했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27일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부는 이번 협상 결과를 놓고 ‘명분을 주고 실리를 확보했다’고 하고 있지만 무엇이 명분이고 무엇이 실리인지 아리송하다”며 “국내 자동차업계는 왜 우리만 매번 희생양이 되냐고 항변하고 있고 철강업계는 최대 9천억 원의 수출 피해를 입게 돼 볼멘소리가 안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협상으로 국내 제조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일자리 숫자가 대폭 줄어들 위기에 처했다”며 “문재인 정부는 실패한 협상을 애써 감추지 말고 국익을 확보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지 되돌아보고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정책위의장은 2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결론적으로 이번 한미 FTA 협상은 사업가 트럼프에게 말렸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며 “국내 자동차 산업의 잠재시장이 봉쇄되는 등 한국은 기존 협약과 비교해 얻은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우리가 원래 100을 가졌는데 협상에서 90을 지켰으니 빼앗긴 건 10밖에 없어 성공했다는 억지 논리를 펴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우리가 손해 본 것은 무엇인지 국민들에게 낱낱이 고하는 정직한 정부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27일 의원총회에서 “이번 협상은 정부 주장과 달리 선방했거나 실효를 거뒀다고 보기 힘든 협상”이라며 “정부는 협상을 속전속결로 진행하며 미국 측 요구를 대부분 들어준 뒤 결국 손해 봤다고밖에 볼 수 없는 내용을 들고 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무엇보다 이번 개정협상을 통해 미국이 요구하면 들어줘야 한다는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됐다”며 “앞으로 이런 식으로 미국의 요구에 따라 계속 협정을 개정해야 한다면 한국은 미국과 무역전쟁에서 영원한 패자로 남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당 가운데 민주평화당만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다만 자동차와 농축산업과 관련한 추가적 대책을 요구했다.
황주홍 민주평화당 정책위의장은 27일 입장문을 통해 “농축산물 시장 추가개방, 미국산 자동차부품 의무사용 등 우리 측 핵심 민감분야를 지켜낸 점과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 조치에서 한국 면제에 합의한 점은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재협상의 원칙적 합의도출을 환영하면서도 자동차 산업과 농축산업 협상에 대해 몇 가지 우려를 제기한다”며 “정부는 지역 자동차 산업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농축산업과 관련해 비관세분야 등 다른 분야에서 우회적으로 양보한 것은 없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