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자열 LS그룹 회장(왼쪽)과 구자은 LS엠트론 대표이사 부회장이 2018년 1월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2018에 참관해 기아자동차의 스마트 터치 에어벤트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
구자은 LS엠트론 대표이사 부회장이 LS엠트론의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 부회장은 다음 LS그룹 회장에 오를 후보로 꼽히는 만큼 그룹 차원에서 구조조정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LS엠트론은 최근 전자부품사업부를 매각한 데 이어 자동차부품사업부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스를 생산하는 LS엠트론 자동차부품사업부는 약 1천억 원 정도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LS엠트론은 현재 한 외국계 부품사와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구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비주력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있다.
LS엠트론은 지난해 7월 동박, 박막사업부와 전장부품계열사 LS오토모티브 지분 46.67%를 1조500억 원에 글로벌 사모펀드 KKR에 매각했다. 23일에는 전자부품사업부를 1886억 원에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판다고 밝혔다.
LS엠트론이 자동차부품사업부까지 매각한다면 약 1조3천억 원의 현금을 쥐게 된다.
아직 자금을 어디에 쓸지 정하지 않았지만 LS엠트론의 주력사업인 트랙터부문을 확대하는 데 활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확보한 자금을 LS엠트론 이외에 LS산전, LS전선 등에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LS엠트론의 사업부 매각은 애초에 LS그룹 전체의 구조조정 차원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현재 LS그룹 주력계열사인 LS전선은 해외사업을 확장하고 있고 LS산전은 재생에너지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어 자금이 추가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S엠트론이 사업개편으로 확보한 자금은 LS그룹 계열사들의 재무구조 개선과 새 성장사업에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NICE신용평가는 26일 “유입된 자금은 LS엠트론 기존 사업부문에 투자되거나 신규 사업 진출에 활용될 수 있다”면서도 “최근 LS그룹 차원의 사업 재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다른 계열사로 유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구자은 부회장이 현재는 LS엠트론 대표이사지만 차기 LS그룹 회장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점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더한다.
구 부회장은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아들로 차기 LS그룹 회장 1순위로 꼽힌다.
구 부회장은 28일 주주총회를 통해 LS그룹 지주사 LS의 사내이사로 선임된다. 향후에 LS그룹을 이끌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해석되고 있다.
구 부회장은 올해 1월
구자열 LS그룹 회장과 함께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전시회인 CES2018에 참가하기도 했다. LS그룹 오너 일가 가운데 두 사람만이 참석해 구 부회장이 이미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구 부회장은 LS그룹의 사업개편을 주도하며 후계 구도를 준비하고 있다”며 “LS엠트론의 사업규모를 대폭 축소하기로 결정한 것도 에너지, 인프라 등 LS그룹이 주력하는 사업에 투자를 집중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