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이 지난 임기에서는 옛 하나은행 및 옛 외환은행의 통합작업과 통합 안정화에 중점을 뒀다면 앞으로 펼쳐질 3기경영에서는 새로운 사업을 추진해 성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23일 열린 하나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됐다.
하나금융지주는 비은행사업 강화의 필요성이 큰 만큼 김 회장은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생명 등 계열사들의 규모를 키우는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경쟁사들이 비은행계열사의 확대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하고 있는 만큼 하나금융지주도 KEB하나은행의 의존도를 낮추고 비은행계열사의 성장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지적돼 왔다.
김 회장은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많은데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지배력을 상당 부분 내려놓게 되면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발빠르게 뛰어도 모자란데 더뎌지지 않을까 걱정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특정 대주주가 없는 은행권 금융지주사에서 최고경영자가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제재하고 있다. 빠른 의사결정보다는 투명하고 균형잡힌 지배구조가 더 중요하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4월 하나금융지주에 지배구조 검사와 경영실태 평가를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지배구조 검사를 통해 최고경영자(CEO) 승계절차, 사외이사 독립성 및 전문성 등을 집중 점검한다. 경영실태 평가를 통해서는 김 회장의 연임 과정과 사외이사 교체 배경 등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김 회장이 사업을 진행할 때 빠른 추진력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은 강력한 지배력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14년 김 회장이 조기통합의 운을 처음 넌지시 던지자 경영진과 이사회의 합의 절차가 보름 여 만에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김 회장은 2014년 7월3일 인도네시아에서 귀국하자마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서 “역시 금융은 통합을 해야 비용도 절감되고 좋다”며 조기통합의 화두를 던졌다.
이틀이 지난 뒤 7월5일 김한조 옛 외환은행장이 조기통합에 동의한다며 김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었고 12일에는 옛 외환은행과 옛 하나은행의 경영진들이 합의했다. 17일에는 각 은행의 이사회가 조기통합을 의결하는 데 이르렀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회장이 가시밭길 그 자체였던 회장 선임 과정에서 연임에 강한 의지를 보인 점을 보면 하나금융지주 신사업을 향한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며 “하지만 금융당국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예전처럼 강한 지배력을 계속 행사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