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8-03-19 16: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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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외부 투자에 속도를 내면서 최고기술책임자(CTO)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고기술책임자를 중심으로 로봇, 인공지능 등 미래 먹거리분야에 투자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소프트웨어센터장 사장(맨 오른쪽)이 16일 서울 양재동 서초R&D캠퍼스에서 열린 유망 스타트업 발굴과육성을 위한 업무 협약식에서 (왼쪽부터) 윤종록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김용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 등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1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최고기술책임자부문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외부 투자를 확대하는 개방정책을 펼치고 있다.
박일평 사장이 이끄는 최고기술책임자부문은 LG전자의 주요 사업본부와 별개의 조직으로 산하에 소프트웨어센터, 클라우드센터, 인공지능연구소, 로봇선행연구소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관련한 사업분야를 포함한다.
LG전자는 최근 국내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자체 운영체제(OS)인 웹OS의 소스코드(컴퓨터 프로그램을 프로그래밍 언어로 기술한 묶음)를 공개하고 무료 업무공간을 제공하기로 했다. 스타트업과 다양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인공지능과 로봇 등 미래 사업을 적극 준비하려는 것이다.
또 3년 이상의 벤처투자자 경력직을 찾는 등 자체적으로 스타트업에 투자하려는 계획도 세워뒀다. LG그룹은 그동안 벤처 투자에 소극적 모습을 보여 온 데다 사내 벤처 성과도 뚜렷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는 모양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전자의 벤처 투자 계획을 놓고) 다소 늦은 감이 있다”며 “이제라도 활발히 벤처투자를 하겠다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최근 로봇, 인공지능 등 소프트웨어 중요성이 부각되자 최고기술책임자 부문에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해 최고기술책임자 부문 산하에 인공지능연구소와 로봇선행연구소를 새로 만들었다. LG전자가 미래 사업으로 주력하고 있는 사업분야를 최고기술책임자부문에 모두 맡긴 셈이다.
또 지난해 초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꼽히는 박일평 최고기술책임자 겸 소프트웨어센터장 사장을 영입하고 올해 초 1년 만에 승진 발령을 내는 ‘파격인사’도 실시했다.
박 사장은 파나소닉과 하만 등에서 기술개발 경험을 두루 거친 외부출신으로 LG그룹의 순혈주의 기조를 감안할 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는 LG전자의 최고기술책임자부문과 소프트웨어센터의 수장 자리를 맡아 ‘개방’과 ‘협업’을 강조하며 조직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해 초 LG전자에 합류한 뒤 줄곧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을 내세웠다. 인공지능, 로봇 등이 중요한 4차산업혁명 시대에 한 기업이 단독으로 좋은 제품을 선보이기 어려운 만큼 다른 회사들과 적극적으로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 초 가전전시회 ‘CES2018’에서 “앞으로 융복합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는 데다 인공지능 기술은 혼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LG전자는 개방화 전략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LG전자의 최고기술책임자부문 내부에서는 이미 직원들 사이의 개방과 협력을 높이기 위해 여러 정책이 실험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LG전자의 독자적 인공지능 기술인 ‘딥씽큐’를 패키지 형태로 묶어 지난해부터 사내 개발자들에 배포해 다양한 제품에 자유롭게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볼 수 있도록 했다. 또 사내에 개발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온라인공간인 ‘아이디어팟’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