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새 스마트폰 '갤럭시S9' 시리즈가 출시 초반 예상보다 반응이 폭발적이지 않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교체수요 감소와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을 극복하고 갤럭시S9 판매량 반등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갈수록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동주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삼성전자 갤럭시S9의 시장 초기 반응이 미지근하다"며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기 힘들어 보인다"고 파악했다.
삼성전자가 16일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70개 국가에 동시출시한 갤럭시S9 시리즈는 판매량을 추정하는 데 중요한 가늠자로 꼽히는 출시 뒤 첫 주말을 보냈다.
국내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9 출시 뒤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일평균 1만4천 건 안팎으로 지난해 갤럭시S8 출시 직후의 7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갤럭시S9 시리즈의 전 세계 사전예약 판매량도 갤럭시S8 시리즈의 70~80% 정도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2016년부터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할 때마다 한국과 전 세계의 사전예약 구매자 수를 공개해 왔는데 이번에는 갤럭시S9의 사전예약 판매량도 정식으로 밝히지 않았다.
외국에서도 갤럭시S9의 판매량 전망치를 놓고 다소 부정적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인퀴지스터는 "삼성전자 갤럭시S9는 제품 경쟁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의 관심은 끌지 못하고 있다"며 "구매할 이유가 별로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지적했다.
전자전문매체 BGR은 "삼성전자가 갤럭시S9를 갤럭시S8보다 더 많이 팔겠다는 목표를 내놓았지만 낮은 예약판매 성적을 볼 때 쉽지 않아 보인다"며 "올해 스마트폰시장 침체의 직격타를 맞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9 출시 일정을 지난해보다 한 달 정도 앞당기며 LG전자와 화웨이 등 경쟁업체들의 신제품이 출시되기 전에 소비자들의 수요를 선점하는 효과를 노렸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갤럭시S9 시리즈가 출시 초반에 부진한 판매량을 보인다면 삼성전자의 조기 출시 전략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경쟁업체들의 신제품이 시장에 나오기 시작하면 소비자들의 관심이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삼성전자 갤럭시S9 체험행사장. <삼성전자> |
증권사들은 갤럭시S9가 역대 최고 판매량을 올렸던 갤럭시S7 시리즈 출시 2년 뒤 나온 만큼 교체수요를 대거 확보해 좋은 판매성적를 낼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평균 교체주기가 2년6개월 안팎으로 길어졌고 갤럭시S9 가격이 이전작보다 올라 구매 부담이 커진 점이 판매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전 세계 주요 이통사들이 5G 투자를 앞두고 마케팅비 투입을 줄이며 스마트폰 보조금을 대체로 축소하고 있는 점도 갤럭시S9 수요 확보에 불리한 요소로 꼽힌다.
미국 CNBC는 "삼성전자가 올해 스마트폰사업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겪을 수 있다"며 "갤럭시S9가 이전 스마트폰과 다르다는 점을 소비자에 설득하는 과제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9는 기본 기능 향상에 충실한 제품으로 직접 사용 경험에서 느낄 수 있는 차이점이 많다"며 "체험 마케팅 확대에 집중해 소비자와 접점을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