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가 첫 자산관리상품으로 모바일 방카슈랑스를 내세웠지만 성과를 거두기 쉽지 않아 보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지난해 12월 내놓은 모바일 방카슈랑스 서비스를 이용해 보험 가입설계를 받은 건수는 2월 말 기준으로 8만9천여 건으로 나타났다.
다만 가입설계는 상담을 받는 수준일 뿐 실제로 보험 판매로 이어진 수치는 확인되지 않았다.
케이뱅크는 한화생명과 IBK연금보험, BNP파리바카디프생명,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등 4개 생명보험사와 롯데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현대해상, MG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5개 손해보험사와 손을 잡고 모바일 방카슈랑스를 다루고 있다.
모바일앱을 통해 저축성보험 8개와 보장성보험 12개 등 24개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모바일 방카슈랑스는 케이뱅크의 첫 자산관리상품으로 기존 여수신 서비스에서 벗어나기 위한 돌파구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4월에 출범한 뒤 중금리대출상품으로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기존 시중은행 및 저축은행 등이 발 빠르게 대응한 데다 뒤늦게 출범한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의 인지도까지 앞서가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출상품이나 신용카드업은 자본여력이 충분해야 원활하게 사업을 펼칠 수 있지만 보험판매는 별도의 자본 확충을 하지 않아도 중간수수료 등 비이자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비대면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온라인 보험시장은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다양한 상품을 쉽게 둘러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 등에 따르면 2017년 10월 말 기준으로 온라인 손해보험의 원수보험료는 2조5037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0.8% 늘었다.
생명보험사들이 온라인 판매채널을 통해 거둔 초회 보험료도 2017년 11월 기준으로 90억 원으로 나타나 1년 동안 16.8% 늘었다.
다만 방카슈랑스는 주로 저축성보험을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보험사들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상대적으로 힘을 빼고 있는 상품이다.
새 국제회계기준이 적용되면 보험사들의 저축성보험은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에 자본확충 부담은 더욱 커진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도 모바일 방카슈랑스 상품을 내놓거나 관련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도 케이뱅크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요 고객층이 온라인 활용에 능숙한 젊은이들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온라인보험시장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다만 케이뱅크가 치열한 시장상황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