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2018-03-18 03:4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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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가 지난해 돌풍을 이끌었던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을 올해도 이어갈 수 있을까?
기존 은행들이 발 빠르게 모바일 플랫폼을 개편하고 금융 서비스를 추가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카카오뱅크만의 특징이 흐려지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이사(오른쪽)와 이용우 공동대표이사.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7월 출범한 뒤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시중은행들이 모바일 플랫폼을 대거 정비하면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간단함’과 ‘단순성’을 내세운 모바일플랫폼을 구축해 2017년 7월 출범한 뒤 한 달 만인 8월에 고객 300만 명을 넘기며 돌풍을 일으켰다.
2월 말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의 고객 수는 546만 명으로 나쁘지 않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고객 수 증가폭은 줄어들고 있다.
2017년 9월부터 카카오뱅크의 고객 수 증가를 살펴보면 9월 83만 명, 10월 45만 명, 11월 30만 명, 12월 34만 명, 2018년 1월 24만 명, 2월 22만 명 등이다.
2월 말 기준으로 1인당 여신액은 101만 원, 1인당 수신액은 118만 원으로 고객들의 실질이용률도 저조한 것으로 평가된다.
카카오뱅크가 최대 강점으로 내세웠던 ‘단순함’을 시중은행들이 잇달아 차용해 모바일앱을 개편하면서 차별화되는 요소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중은행들은 최근 디지털금융을 강조하며 모바일앱을 새 단장하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신한은행은 위성호 행장의 주도 아래 기존 모바일앱을 통합한 ‘신한SOL’을 내놓으며 인공지능 음성뱅킹을 서비스하고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활용한 가상영업점 등도 선보였다.
KB국민은행도 기존 모바일앱인 ‘리브(Liiv)’에 메신저플랫폼인 ‘리브똑똑(Liiv TalkTalk)’, 부동산앱인 ‘리브 온(Liiv On)’ 등을 연계해 서비스하고 있고 우리은행은 메신저 플랫폼인 ‘위비톡’에 앱투앱 결제를 장착할 채비를 하고 있다.
KEB하나은행도 하나금융그룹 멤버십서비스인 ‘하나멤버스’와 연계해 생활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GLN(Global Loyalty Network)과 연동해 글로벌 파트너사의 모바일 플랫폼과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지점 대신 편의점을 활용해 고객과 접점을 확보하고 있지만 시중은행들도 편의점과 협약을 맺고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특징은 더욱 흐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터넷전문은행에 기대했던 핀테크 발전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말도 나온다.
빅데이터에 기반한 신용평가와 중금리대출 등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한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출범할 때 차별화된 금융상품으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카드업 등을 언급했지만 출시 일정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더 많은 빅데이터를 쌓아야할 시기인 데다 개인정보보호법 등 빅데이터 활용과 연관된 법률이 27개에 이르는 등 복잡한 규정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승철 예금보험공사 리스크관리부 차장은 ‘해외 주요 인터넷전문은행 성공 사례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카카오뱅크가 성공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주주의 특성을 반영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중금리대출 수익 외에 수수료 수익, 채권투자 등 차별화된 수익원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