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주주총회를 앞두고 의결권 자문사들이 KB금융그룹 노동조합에서 상정한 안건들을 놓고 찬반 권고를 내놓고 있다.

지주사 대표이사 회장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참여를 배제하는 데에 대부분 찬성하는 반면 다른 안건들의 찬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국내 의결권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연구소는 16일 KB금융그룹 노조협의회에서 주주제안한 정관 변경과 사외이사 추천 등 3건에 찬성을 권고했다. 

KB금융그룹 노조협의회는 2월7일 주주제안을 통해 정관 변경 2건(제7-1호, 제7-2호)과 사외이사 추천 1건(제8호)을 이사회 사무국에 제출했다. 

제7-1호 의안 ‘정관 제36조 변경의 건’은 최근 5년 안에 공직자나 정당원으로서 2년 이상 일한 사람의 이사 선임을 퇴직 후 3년 동안 막는 내용을 담았다. 

제7-2호 의안 ‘정관 제48조 변경의 건’은 지주사 대표이사 회장의 사추위 참가를 배제하는 것이 들어갔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이 정관 변경 2건에 찬성을 권고하면서 “외부 압력에 따른 ‘낙하산’ 임원의 선임을 최소화하려는 목적”이라며 “이사의 전문성 강화와 사외이사의 독립성 증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제8호 의안은 권순원 숙명여자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를 사외이사로 추천하는 안건이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이사회에서 추천받은 후보와 주주제안으로 올라온 후보가 맞붙는다면 기본적으로 후자가 경영진이나 지배주주로부터 독립적이고 경영을 감시하는 역할도 맡아야 하는 사외이사에 더 적합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권 교수가 인력개발(HR) 전문가인 점도 찬성을 권고한 이유로 꼽혔다. KB금융지주 이사회에서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들과 임기가 남은 사외이사를 합친 7명 가운데 인력개발 전문가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글로벌 의결권자문사 ISS는 KB금융그룹 노조협의회에서 주주제안한 안건 3건 가운데 지주사 대표이사 회장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참가를 배제하는 제7-2호 의안에만 찬성 의견을 내고 나머지 2건에는 반대를 권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ISS는 제8호 의안을 놓고 권 교수의 상장기업 이사회 경력이 없는 점을 반대 근거로 들었다. 제7-1호 의안을 두고도 이사 선임자격을 제한하는 정관 변경도 정당 선택의 자유 등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제시했다. 

국내 의결권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도 ISS처럼 제7-2호 의안을 찬성한 반면 제7-1호 의안은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권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에 관련된 제8호 의안에는 찬반 권고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권 교수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위원으로 일하고 있어 이해가 상충될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다. 

다른 의결권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는 권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 등에 관련해 아직 의견을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스틴베스트는 2017년 11월 KB금융지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당시 노조에서 추천했던 하승수 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에 찬성을 권고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