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재선임안을 놓고 국내외 의결권자문사들이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국내 의결권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16일 하나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 의안 분석 보고서에서 “김 회장은 채용 및 인사 비리와 관련해 직·간접적 최종 의사결정자인 만큼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는 23일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김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을 의결한다.
연구소는 “김 회장은 KEB하나은행의 임원은 아니지만 KEB하나은행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금융지주 회장으로서 채용비리에 일부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때 최순실씨의 독일 생활에 도움을 준 지점장을 특혜승진시키도록 이야기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연구소는 “인사비리로 김 회장이 기소되는 등 법적 문제는 없었지만 회사 내부규정 등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인사가 진행돼 회사 평판을 훼손한 책임이 작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KEB하나은행의 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 의혹과 사외이사가 일하고 있는 회사의 물티슈 구매 논란 등은 반대 사유로 보지 않았다.
연구소는 “일부 의혹은 금융감독원의 조사결과 혐의없음 판정을 받았다”며 “다른 의혹들도 법적 징계를 받지 않은 데다 하나금융지주에 직접적 손해를 끼쳤는지 여부가 명확히 파악되지 않아 반대사유가 되기 어렵다”고 바라봤다.
국내 의결권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도 15일 김 회장의 재선임안에 반대를 권고했다. 김 회장이 여러 의혹들에 휩싸이면서 신뢰도가 떨어져 기업과 주주가치를 크게 훼손했다는 점을 사유로 제시했다.
반면 글로벌 의결권자문사인 ISS는 김 회장이 재임기간에 하나금융지주의 순이익을 끌어올린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김 회장의 재선임안에 찬성을 권고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등 다른 의결권자문사도 조만간 김 회장의 재선임안을 놓고 찬반의견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