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콘돔 제조사인 유니더스가 지난해 말 새 주인을 찾은 뒤 바이오제네틱스로 회사이름을 바꾸자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바이오제네틱스는 바이오사업에 진출할 것이란 기대를 받아 주가가 오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신사업의 실체가 명확하지 않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16일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바이오제네틱스 최대주주가 김성훈 대표에서 바이오제네틱스투자조합으로 바뀐 이후 바이오제네틱스 주가는 7천 원 수준에서 현재 1만7천 원대까지 3개월 만에 3배가량 뛰었다.
바이오제네틱스는 일반인들에게 ‘유니더스’라는 콘돔 전문회사로 널리 알려졌던 곳이다. 지난해 말 주인이 바뀌면서 회사이름도 유니더스에서 바이오제네틱스로 바뀌었다.
유니더스는 1973년 서흥산업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국내 최대 콘돔제조업체다. 2000년 4월 회사이름을 유니더스로 변경했고 2001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유니더스는 한때 세계 조달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으며 연간 11억 개가 넘는 콘돔을 생산하기도 했다. 세계 50여 개국에 수출하는 강소기업으로서 2000년 중반 기능성 콘돔인 ‘롱러브’를 내놓으며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2013년부터 콘돔 원재료인 라텍스 가격이 오르면서 위기를 맞았다. 동남아와 중국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시장에 진입하자 적자로 전환됐고 지금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초박형 제품 등 프리미엄시장 진출로 활로를 모색하려고 했으나 ‘사가미’ 등 일본산 콘돔제품들이 프리미엄시장을 선점했기에 여의치 않았다.
결국 매출도 250억 원대에서 2014년부터 100억 원대 중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창업주인 김덕성 회장이 2015년 말 별세했다. 2세인 김성훈 사장이 회사 경영권을 물려받았으나 상속세로 50억 원을 내야 했다.
김 사장은 사업 악화와 상속세 부담을 이기지 못해 보유한 지분 34.88%를 매물로 내놓았고 바이오제네틱스투자조합이 200억 원에 지분을 인수했다.
바이오제네틱스투자조합은 IT기업인 씨티엘과 컨설팅업체인 위드윈홀딩스가 주주인 투자회사다.
바이오제네틱스투자조합은 지난해말 유니더스를 인수하며 회사를 바이오기업으로 바꾸겠다며 회사이름도 바이오제네틱스로 변경했다.
지난해 12월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업목적에 ‘생물학적 의약품 등의 제조ㆍ수출 및 판매업’, ‘항체신약 개발’, ‘유전자 분석 시약 개발’ 등도 추가했다.
그 뒤 바이오제네틱스 주가는 상승세를 탔고 현재 주가가 3배가량 뛰었다.
바이오제네틱스 주가 급등을 놓고 '묻지마'식 투자를 경계하는 우려의 시선도 늘어나고 있다. 회사이름에 바이오를 추가했지만 추진하겠다는 바이오 신사업의 실체가 구체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바이오제네틱스가 주가를 띄우기 위해 무리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바이오제네틱스는 지난해 말 임시주주총회에서 여신금융업과 대부업도 신규목적사업으로 추가하기도 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바이오기업 주가 열풍이 불면서 바이오사업 진출을 선언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주가가 오르면 기업으로서는 자금 동원 능력이 확대되기 때문에 긍정적이지만 투자자들은 면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