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은 최근 NH농협손해보험과 NH농협생명의 중국과 동남아시아 보험시장 진출을 결정했다. 국내 보험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원을 다각화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필요성을 느낀 데 따른 것이다.
김 회장은 2017년 말 발표한 신년사와 올해 2월 개최한 ‘NH농협금융 이사 워크숍’ 등을 통해 NH농협금융지주의 수익성을 높이려면 글로벌시장 진출이 필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NH농협금융 보험 계열사들의 동남아 진출은 국내 다른 대형 보험사에 비해 한발 늦었다.
한화생명은 베트남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15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출자하기로 결정하는 등 현지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2017년 7월 베트남 프레보아생명의 지분 50%을 인수하면서 해외진출을 시작했으며 삼성생명도 태국법인을 운영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국과 베트남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김 회장은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현지 금융사와 협력을 바탕으로 전속시장(캡티브 마켓)과 판매채널을 확보하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NH농협금융지주는 중국 최대 협동조합인 공소합작총사가 설립한 공소그룹(공소집단공사)와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공소그룹은 2017년 매출액이 약 25조 원에 이르며 소액대출과 융자리스 등을 중심으로 금융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공소그룹의 주축 기업인 공소합작총사에 속한 조합은 전국에 3만 곳이 넘는다. 따라서 NH농협손해보험과 생명보험이 공소그룹의 영업망을 활용하고 조합원들에게 보험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되면 다른 보험사들에 비해 앞서나갈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김 회장은 동남아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최근 직접 미얀마 뚜그룹과 베트남 아그리뱅크의 회장 등을 만나며 NH농협금융의 다른 계열사인 NH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 등의 현지 진출을 타진하기도 했다.
뚜그룹은 미얀마 최대 기업그룹으로 은행과 보험사 등도 운영하고 있으며 아그리뱅크는 베트남 최대 은행으로 전국에 2200여 곳의 영업점을 갖추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는 이미 NH투자증권이 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현지 기업들과 영업망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김 회장이 4월 초 한국을 방문하는 뚜그룹의 회장단을 만나 보험부문을 비롯한 다양한 실행계획을 논의할 것”이라며 “이미 NH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 등이 진출해 있는 동남아시장에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도 진출하면서 해외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복합적 금융사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