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베트남 FTA가 타결되면서 이랜드가 의류사업에서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랜드는 베트남에 의류공장을 두고 있어 관세가 철폐되면 국내에 들여오는 의류의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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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 |
12일 의류업계에 따르면 한국 베트남 FTA가 지난 10일 타결되면서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된 의류가 한국에 들어올 때 물었던 8~13% 관세가 FTA 발효 즉시 철폐된다.
이에 따라 이랜드는 한국 베트남 FTA가 발효되면 관세 인하 분만큼 베트남공장에서 들여오는 국내 의류의 판매가격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학도 산업통상자원부 FTA정책관은 “베트남 소재 공장에서 생산되는 의료제품이 국내로 수입될 경우 FTA 발효 즉시 관세가 사라진다”며 “관세는 품목별로 다양하지만 대부분 8% 안팎”이라고 말했다.
의류는 베트남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품목 1위다. 베트남은 중국 다음으로 '세계의 굴뚝'으로 불린다. 인건비가 중국의 절반 수준이라 세계 의류 제조업체들은 베트남에 잇따라 공장을 세웠다.
베트남산 의류의 국내 수입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베트남산 의류 수입은 지난 10월 기준으로 19억800만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5%나 늘었다.
베트남에 의류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국내 업체는 이랜드와 패션그룹형지 두 곳뿐이다.
이랜드는 원가절감을 위해 베트남에서 의류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해 왔다.
박성경 부회장은 10여 년 전부터 베트남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이랜드의 의류 생산공장을 지었다. 1995년 이랜드베트남 법인을 설립해 6개 공장을 자체적으로 가동했다. 2009년 베트남 국영기업인 탕콤을 인수해 12개 공장을 얻었다.
이랜드는 베트남공장 가동을 통해 봉제 직조 염색 등 의류제조 전 과정을 수직계열화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국내와 중국 일본 등에 판매하는 중저가 의류브랜드의 제조원가를 최대 30% 절감했다.
이랜드는 스파오, 후아유, 티니위니 등 중저가 의류 브랜드를 중심으로 국내외 의류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박 부회장은 “이랜드 SPA 브랜드인 스파오나 미쏘가 유니클로, 자라, H&M 등 세계3대 SPA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한국 베트남 FTA가 발효되면 이랜드가 국내 의류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더욱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글로벌 의류업체와 치열한 경쟁은 여전히 벌여야 한다.
한국 베트남 FTA가 발효되면 베트남에 공장을 둔 다른 글로벌 의류 브랜드도 국내 진출을 더욱 활발하게 추진할 것이기 때문이다. 폴로, 코치, 갭, 나이키 등 국내서 인기가 높은 의류 브랜드도 국내 수입 때 관세가 없어진다.
이랜드 관계자는 “경쟁 의류업체들에 비해 얼마나 실질적 혜택을 볼 수 있는지 검토중”이라며 “전체적으로 의류 판매가격을 낮출 수 있어 수요가 늘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