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기아차 판매 800만대를 넘어 900만대를 향해 눈을 높이고 있다.
정 회장에게 800만 대 판매는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완성차회사의 반열에 명실상부하게 오른다는 의미를 지닌다.
정 회장은 올해 800만 대 판매를 독려하면서 800만대 판매 이후의 준비에 들어갔다.
◆ 정몽구, 800만 대 그 이후를 준비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15일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정 회장이 주재하는 해외법인장 회의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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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이 자리에서 현대기아차는 800만 대 판매 이후를 모색한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속적인 신차 출시와 글로벌 생산능력 확대, 신흥시장 공략 강화 등 판매전략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내년에 글로벌 판매량 900만대 달성을 목표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LF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출시해 PHEV시장에 진출한다. 신형 투싼도 출시한다. 하반기에 신형 아반떼를 선보인다. 기아차도 상반기 신형 K5를, 하반기에 신형 K7을 출시한다.
현대차는 또 중국시장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중국공장 건설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 800만대 돌파, 그 의미는
정 회장은 지난 11월 수출확대전략회의에서 "연말에 800만 대 판매를 돌파하면 글로벌 상위권 기업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 800만 대 돌파는 글로벌 최상위권 완성차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기업의 판매량에서 현대기아차는 5위(755만 대)를 기록했다. 1위는 토요타(998만 대), 2위는 폴크스바겐(973만 개), 3위는 GM(972만 대), 4위는 르노닛산(773만 대)이었다.
토요타는 2006년 800만 대 돌파에 성공한 이후 급성장해 2008년 세계 1위였던 GM을 제쳤다. 폴크스바겐도 2011년 800만 대를 달성한 뒤 "2018년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정 회장에게 800만 대 돌파는 세계 1위 자동차기업으로 도약을 위한 전제조건인 셈이다.
글로벌 자동차기업 가운데 800만 대 달성을 세운 회사는 토요타, 폴크스바겐, GM밖에 없었다. 현대기아차가 올해 800만 대 판매를 돌파하게 되면 4번째가 된다.
◆ 800만 대 돌파, 가능할까
현대기아차는 11월까지 모두 724만 5612대를 판매했다. 지난해보다 4.8% 증가했다. 800만대 고지 달성까지 남은 대수는 75만4천388대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800만 대 달성을 자신하고 있다. 브라질, 인도,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10월까지 글로벌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해 4.8% 증가한 655만대를 판매했다. 중국에서 142만1650대를 팔았다. 인도시장에서 현대차는 신형 i20와 엑센트의 신차 효과를 톡톡히 봤다. 브라질에서도 21만 대를 팔았다.
현대기아차는 800만 대 돌파를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현대차는 이달 그랜저와 아슬란, 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과 에쿠스, 제네시스 등을 생산하는 울산5공장의 특근횟수를 6회로 늘렸다.
기아차도 광주 1공장(카렌스·쏘울)과 2공장(스포티지R·쏘울), 3공장(봉고트럭)에서 4회씩 특근을 실시하고 있다.
파업으로 그동안 발생한 생산차질을 최대한 만회하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달부터 직원의 가족할인 대상을 기존 4촌에서 6촌으로 넓혔다. 이들은 현대기아차를 구매할 때 5%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직원에게 이달 일부 차종을 최대 30%까지 할인해 준다.
증권가에서 올해 현대기아차 판매량이 800만 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증권은 현대기아차가 올해 798만5천 대 가량을 판매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수치는 현대기아차가 연초에 세운 연간 판매목표인 786만 대를 넘어는 것이지만 800만 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선진국시장에서 판매부진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11월에 9만8608대를 팔았다. 이는 지난해 11월보다 2.5% 감소한 것이다. 현대기아차의 11월 미국 시장점유율은 7.6%로 지난해 11월 8.1%보다 감소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