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중동 해외출장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까?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관련한 정치권의 공세가 지속되는 만큼 가시적 성과가 절실해 보인다.
백 장관은 22일 울산 울주군 한국수력원자력 새울본부를 찾아 신고리 3호기의 현황을 점검하고 신고리 5,6호기 건설현장을 둘러봤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백 장관이 23일 아랍에미리트(UAE) 출장을 앞두고 한국형 원자로 APR1400의 성능을 직접 확인하는 등 해외 원전 수주를 위한 사전 준비활동으로 새울본부를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백 장관은 원전 등 에너지사업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23일부터 26일까지 아랍에미리트를 찾는다.
이번 출장은 한국의 유일한 원전 수출국인 아랍에미리트와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는 측면도 있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의 가능성을 높이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백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는 위험관리 차원에서 아랍에미리트와 공동진출을 논의하고 있다”며 “아랍에미리트도 긍정적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는 사우디아리비아와 두터운 우애를 지닌 형제나라로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은 1월 한국을 찾아 백 장관과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사업에 공동진출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백 장관은 아랍에미리트 출장을 마친 뒤 3월 초에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아 원전수출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 백 장관의 방문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며 “정확한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3월 초 방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백 장관은 3월까지 이어질 중동 해외출장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와 관련한 가시적 성과를 낼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을 반대하는 측은 지속적으로 발전비용 증가와 함께 국내 원전산업의 경쟁력 약화를 탈원전 정책의 주요 반대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김무성,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현가능한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인사말에서 “탈원전을 앞세운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나라를 망치는 대표적 정책”이라며 “더 가관인 것은 탈원전을 외치는
백운규 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원전을 수출하려고 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 장관은 원전정책에서 앞뒤가 맞지 않고 자기당착에 빠져 있다”며 “국민이 값싼 전기를 쓰게 하고 국내 산업 경쟁력을 튼튼히 하려면 원전을 더욱 발전시키고 우리 원전이 일류 수출상품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말 원전 수주를 희망하는 나라로부터 받은 상용원전 관련 RFI(기술정보요구서)를 토대로 3~4월경 예비사업자(Short-List)를 발표하고 올해 말 사업자를 최종적으로 선정한다.
백 장관이 원전 수출을 추진하는 점도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사업의 예비사업자에 들지 못한다면 더 큰 정치적 공세를 겪을 수 있는 셈이다.
백 장관은 지난해 말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영국을 찾아 한국전력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이끌어 내며 에너지 전환정책에 힘을 실은 경험이 있다.
당시에는 원전사업을 직접적으로 진행하는 조환익 전 한국전력공사 사장과 이관섭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과 함께 영국을 찾았지만 이번 출장에는 한국전력과 한수원 사장이 공석인 만큼 두 기관에서 바라카 원전사업을 담당하는 임원들이 동행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