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가전전시회 ‘CES2018’에서 자체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가 적용된 가전제품을 대거 선보였는데 이번 행사에서도 음성인식 등 인공지능 기술을 중점적으로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
LG전자 역시 20일부터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신제품 ‘인공지능(AI) 올레드TV’를 대대적으로 알리기로 했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사업에서 주로 QLED나 올레드패널의 화질 및 가격 경쟁력을 놓고 경쟁을 벌여왔다. 하지만 가전회사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하면서 TV에서도 경쟁분야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두 회사는 대표적 인공지능 기술인 음성인식을 신제품 TV에 도입했다.
LG전자는 신제품 올레드TV에 자체 인공지능 플랫폼 ‘딥씽큐’와 구글의 음성인식 서비스 ‘구글어시스턴트’를 모두 탑재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음성을 알아듣고 채널을 변경하거나 볼륨을 조절하고 콘텐츠 검색 결과를 나타내준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구글과 아마존 등의 인공지능 플랫폼을 가전제품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며 “TV에도 음성인식을 적용해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검색 정보나 사진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삼성전자는 빅스비를 통해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빅스비를 중심으로 두고 TV와 다른 가전제품의 상호작용을 늘리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보다가 집으로 돌아오면 음성 명령을 통해 TV에서 이어서 볼 수 있도록 한다거나 TV로 영화를 볼 때 이에 맞춰 조명을 어둡게 조절해주는 식이다. 이 때 소비자들은 빅스비로 모든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오랜 시간 TV 화질을 더욱 개선하기 위해 패널 기술력을 높이는 데 집중해왔다.
LG전자가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을 내 두께를 줄이면서도 화질을 크게 개선한 올레드TV로 인지도를 빠르게 끌어올리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기존 퀀텀닷TV에 메탈소재를 더해 화질을 높인 QLEDTV로 반격에 나서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유튜브 영상을 통해 QLED와 올레드를 12시간 동안 연속 구동할 때 올레드와 달리 QLED에 번짐 현상이 생기지 않는다며 QLED 성능이 좋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글로벌 프리미엄TV시장에서 올레드TV가 입지를 굳히면서 위기감을 느낀 탓으로 업계는 파악했다.
TV의 가장 핵심적 하드웨어 요소인 패널의 기술력을 드러내기 위해 설전을 벌인 셈이다.
앞으로 두 회사는 패널에 더해 인공지능 기술 경쟁을 벌이며 ‘소비자 중심’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향후 인공지능 기술 수준이 높아진다면 소비자들의 시청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해주거나 특정 시간대에 맞춰 자동으로 선호 채널을 틀어주는 형식으로 TV가 진화할 수도 있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향후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TV 보급이 확대돼 데이터가 많이 쌓일수록 기술은 더욱 고도화될 것”이라며 “스마트폰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성능을 개선해왔던 방식이 그대로 TV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