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중국에서 스마트폰사업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 스마트폰 마케팅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데다 브랜드 인지도도 계속 떨어져 언제든 발을 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중국 스마트폰사업에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 전자전문매체 소후닷컴은 최근 LG전자 베이징 지사장의 말을 인용해 LG전자가 중국 스마트폰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한다는 내용을 보도했는데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중국 매체가 인용한 관계자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중국 스마트폰사업을 철수한다는 것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중국에서 활로를 찾기 위해 ‘중국 스마트폰시장 태스크포스(TF)’까지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적극 발굴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LG전자가 사실상 중국 스마트폰시장을 ‘방치’해온 데다 새롭게 마케팅에 투자할 여력이 없어 언제 철수해도 놀랍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LG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공식 홈페이지에 여전히 ‘G5’ 사진을 올려놓고 있다. G5는 LG전자가 2016년에 출시했던 모듈식 스마트폰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에 크게 실패했던 제품이다.
지난해 품질 경쟁력으로 호평을 받았던 ‘G6’와 ‘V30’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중국시장에 공식적으로 출시하지 않았다.
중국 매체 TMTPOST는 “LG전자는 중국시장에서 지금까지 광고에 헌신적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삼성전자나 애플 등이 새 제품을 내놓을 때 매번 뒤처져 스마트폰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매우 낮은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LG전자는 지난해까지 스마트폰사업에서 누적 적자만 2조 원가량을 냈다. 스마트폰사업 자체를 접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올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LG전자가 시장점유율 0.1%도 채 안 되는 중국 스마트폰시장에 추가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투입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LG전자가 중국 스마트폰사업을 접을 것이라는 그동안의 보도를 적극적으로 반박해왔지만 사실상 중단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LG전자가 지난해 말 중국법인을 한국영업본부 산하로 옮긴 점도 중국에서 발을 뺄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준다.
중국 스마트폰시장은 오프라인 판매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만큼 LG전자가 중국에서 계속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현지 사정에 밝은 책임자를 영입하는 등 변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스마트폰시장은 오프라인 판매가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최근 중국 판매지점 22곳의 대표 가운데 절반을 중국인으로 선임했고 영업전략도 철저히 현지에 특화된 방식으로 바꿀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오프라인 판매방식을 포함해 다양한 사업방식을 찾고 있다”며 “한국영업본부의 성공한 전략을 중국에도 적극 도입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