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문화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계간문예지 ‘황해문화’ 겨울호에 실린 최영미씨의 ‘괴물’이라는 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씨는 6일 JTBC 뉴스룸과 인터뷰에서 “제가 문단 초기에 데뷔할 때부터 너무나 많은 성추행과 성희롱을 목격하거나 이로 인해 피해를 봤다”며 “피해자는 대한민국 도처에 셀 수 없이 많다”고 말했다.
시 ‘괴물’은 ‘En선생’이라는 한 원로시인을 가리키며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유부녀 편집자를 주무르는’ 등의 표현으로 성폭력을 묘사했다. 또 'En선생’이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적고 있다.
방송 후 ‘En’선생이 누구인지를 두고 논란이 인 가운데 류근씨는 페이스북에 "몰랐다고? 고은 시인의 성추행 문제가 드디어 수면 위로 드러난 모양이다. 최영미라는 시인께서 지난 가을 모 문예지의 페미니즘 특집에 청탁받아 쓴 시가 새삼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이다. 놀랍고 지겹다"고 썼다.
그는 "60~70년대부터 공공연했던 고은 시인의 손버릇, 몸버릇을 이제서야 마치 처음 듣는 일이라는 듯 소스라치는 척하는 문인들과 언론의 반응이 놀랍고, 하필이면 이 와중에 연예인 대마초 사건 터뜨리듯 물타기에 이용당하는 듯한 정황 또한 지겹고도 지겹다"며 'En선생'을 고은씨로 단정지었다.
시인 이혜미씨는 최씨의 인터뷰가 방송된 뒤 페이스북에 “문단에 상습적 성희롱과 여성 작가들에 대한 성적 대상화가 넘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고 그것이 이제야 수면 위로 떠올랐을 뿐”이라며 “나는 En시인과 함께 방송을 진행하며 그의 여러 우스운 만행들을 접했고, ‘En 주니어’들이 넘쳐나는 한국 문단에서 오래 성희롱을 겪어왔다”고 말했다.
류근씨는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199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상처적 체질"(문학과지성사)을 냈으며 김광석씨 노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의 작사가이기도 하다.
최영미씨는 1992년 창작과비평을 통해 등단했다. 1994년 낸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당시 50만 부가 팔리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