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은 채용비리 조사를 벌인 시중은행 11곳 가운데 다섯 곳에서 비리 정황이 포착됐고 그 가운데서도 KEB하나은행이 가장 많은 채용비리를 저질렀다고 결론냈다.
금감원은 KEB하나은행에 13건, 나머지 네 군데 은행들에 1~3건의 채용비리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가 회장 선임절차를 강행하며 금융당국과 정면충돌을 감수했을 때 김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임기 동안 순항할 수 있겠느냐는 목소리도 있었는데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채용비리와 관련한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 최근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은 채용비리 의혹이 흘러나오자 얼마 지나지 않아 자진 사퇴했다.
금감원은 조사결과를 발표하기 전에 채용비리와 관련해 검찰 수사의뢰는 물론 금융회사 이사회에 최고경영자 해임을 건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흥식 금감원장은 이날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감원이 진행한 검사 결과는 정확하다”며 “검찰에 결과를 보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나금융지주를 향한 금감원의 압박은 심상치 않다.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가 하나금융투자의 하나UBS자산운용 인수심사를 보류했을 때에도 금융당국은 김 회장을 향한 검찰수사를 문제로 삼았다. 하나금융투자 대주주인 하나금융지주 임원인 김 회장을 향한 검찰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금감원이 검사하는 사안은 한둘이 아니다.
금감원은 코픽스금리 오류, 아이카이스트 부실대출, 사외이사와 김 회장의 아들과 물티슈 부당거래, 중국 특혜투자와 관련한 검사를 마쳤고 앞으로 하나금융지주의 지배구조, 최고경영자 적격성 등의 검사를 진행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 인력이 이미 많이 하나금융에 투입돼 있는 만큼 검사역 부담도 있어 하나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검사는 서둘러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하나금융지주에 검사들이 본격화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으로 보인다.
정치권과 노조에서 하나금융지주에 비판적 목소리를 계속 내고 있는 점도 김 회장에는 부담이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월31일 KEB하나은행이 과거 세 차례 더 코픽스 금리 오류를 낸 사실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KEB하나은행은 2015년 4월 기준 코픽스 금리의 기초자료를 틀리게 제공해 37만5천명의 고객들이 12억2천억 원 이상의 이자를 더 낸 사실이 지난해 11월에서야 밝혀져 최근 금감원의 검사를 받았다.
아직 이와 관련한 검사결과 및 금융당국의 제재 조치가 나오지 않았는데 정치권에서 추가 의혹을 제기하면서 KEB하나은행에 또 검사가 추가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KEB하나은행 측은 소수점 넷째 자리에서 반올림 또는 내림하는 과정에서 한국은행과 은행연합회 두 기관의 차이가 있었던 것일 뿐 오류가 아니라고 즉각 해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이카이스트 대출 등을 검사한 것도 금감원으로서는 민원이 들어오면 문제가 없는지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