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이 KT&G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담배값 2천 원 인상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KT&G의 주가가 5% 가까이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담뱃값이 오르면 담배 수요가 줄어 KT&G의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KT&G의 판매단가가 인상되면 판매량 감소분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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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영진 KT&G 사장 |
KT&G는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4.72% 내린 8만6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KT&G의 주가하락은 정부의 담뱃값 2천 원 인상이 현실화하면서 실적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이번 담뱃값 인상의 여파로 2016년 담배 판매량이 2013년보다 약 20% 감소하고 성인 남성 흡연율도 42%에서 34%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양 연구원은 이에 따라 2016년 KT&G의 국내 담배시장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약 18%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은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담뱃값 2천 원 인상으로 담배 수요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2004년 담뱃값 500원 인상 후 이듬해 담배 수요는 전년대비 23% 급감했다"고 말했다.
심 연구원은 "이번 담뱃값 인상폭이 과거와 비교해 현저히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최소 15%의 수요감소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KT&G가 매출이 줄어드는 것을 피하기 위해 소매점의 마진율을 낮추려고 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의 이번 담뱃값 인상안에 제조원가와 유통마진 인상분으로 232원이 포함돼 있다. 전체 담뱃값의 10%가 소매 마진율로 보통 책정되는데 KT&G는 현재 250원에서 200원을 추가적으로 소매업체에 더 지급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KT&G는 판매단가를 인상하거나 소매 마진율을 낮추지 않으면 손해를 감수할 수 밖에 없다. KT&G가 소매 마진율을 낮추려 할 경우 편의점 등 유통업체와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담뱃값이 올라도 KT&G의 판매단가 인상이 판매량 감소를 충분히 상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5년 담배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와 비교해 17% 정도 감소에 그칠 것이며 이는 상당 부분 평균판매단가 상승으로 만회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판매물량 감소는 고정비 축소를 유도하기 때문에 이익은 곧 회복된다"고 내다봤다.[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