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독일 자동차부품업체인 콘티넨탈과 추진해온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업을 완전히 접었다.
구자영 부회장은 '탈정유화 전략'의 일환으로 전기차 배터리사업을 공격적으로 키워왔는데 이제 SK이노베이션 자력으로 중국시장에서 살아남을 길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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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 |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콘티넨탈이모션의 합작종결에 따라 손자회사인 SK콘티넨탈이모션 코리아의 지분 100%를 매수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취득금액은 주당 5569억 원으로 모두 114억800만 원이다. SK콘티넨탈이모션은 해산됐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월부터 콘티넨탈과 전기차용 배터리 합작사업에 착수했다.
SK이노베이션은 세계 정상급 배터리 분리막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전기차 배터리 제조능력이 부족했다. 이에 따라 콘티넨탈의 배터리 시스템을 결합해 두 회사가 함께 배터리팩을 생산하는 것이 합작사업의 목표였다.
SK이노베이션과 콘티넨탈은 각각 합작비율 51대49로 합작회사인 SK콘티넨탈이모션을 설립했다.
이 합작회사는 지난해 6월 시장조사기관 내비간트리서치의 주요 11개 자동차 배터리업체에 해당돼 우수한 평가를 받기도 했다.
두 회사는 계약 당시 전기차 배터리를 양산해 2020년까지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8년까지 2억7천만 유로(4천억 원) 가량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잡아놓았다.
그러나 콘티넨탈이 최근 경영사정이 나빠지면서 두 회사는 사업을 재검토하는 쪽으로 방향으로 틀었다. 두 회사는 합작사업 지속을 연말까지 결정하기로 했는데 결국 합작을 접기로 결론을 내렸다.
합작사업이 무산됨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자력으로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이미 LG화학과 삼성SDI가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고 있어 SK이노베이션이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업계는 관측한다.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한 기술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유럽 수주실적이 미미해 기대보다 성과가 나지 않아 사업을 종료한 것”이라며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은 중국 합작사와 충남 서산공장에서 자체적인 배터리 사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월 베이징자동차그룹과 손잡고 합작법인인 베이징베스크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국내외 경쟁사들처럼 소형 배터리를 생산하지 않아 수익내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독보적인 기술개발을 할 수 있느냐가 열쇠”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