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유료방송 합산규제의 법제화를 놓고 나머지 유료방송업계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 법안은 유료방송사업자의 총 점유율이 전체 유료방송가구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KT는 인터넷TV와 위성방송을 합쳐 시장점유율이 30% 안팎이다. 그러다 보니 KT는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나머지 유료방송사업자들은 이런 KT의 태도에 대해 시장을 독점하려 한다며 비판한다.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케이블TV 등은 27일 성명을 내어 유료방송 합산규제 법안이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들은 “KT는 인터넷TV와 위성방송 사업권을 모두 소유하면서 유료방송시장에서 가입자의 3분의 1을 넘기려 한다”며 “특혜와 시장독과점을 막고 경쟁질서를 바로잡으려면 합산규제 개정법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현행 방송법은 소유규제, 매출액, 시청점유율 규제 등 다수 조항에 3분의 1 또는 30% 제한을 명시하고 있다”며 “KT가 인터넷TV 및 위성방송을 헐값에 제공하면서 유료방송시장을 지배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KT는 이날 오후 반박 성명서를 내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부당하다고 맞받아쳤다.

KT는 성명서에서 “합산규제가 시행되면 대형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재벌 계열 사업자들만 유리해져 기업간 경쟁과 소비자 결정권을 침해한다”며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사업자의 기준도 50%를 적용하는 등 3분의 1인 규제 기준이 뚜렷한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KT와 다른 방송업체들이 갈등을 보이는 것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다음달 초 유료방송 합산규제를 법안소위에서 논의하려 하기 때문이다.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과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해 각각 이런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케이블TV나 인터넷TV 등 방송사업 특수관계자의 점유율이 전체 유료방송가구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현재 점유율 제한이 없는 위성방송의 가입자도 점유율 규제를 받게 된다. KT는 사업 성장에 큰 제한을 받게 되는 것이다.

KT는 인터넷TV와 위성방송을 결합한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 등의 서비스를 출시했다. 지난 9월 기준으로 KT계열 유료방송 가입자 점유율은 중복가입자를 제외하고 28%를 넘어섰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