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비 기자 yblim@businesspost.co.kr2018-01-11 17: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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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한국블록체인협회장으로 내정됐다.
정보통신 전문가로서 블록체인산업의 발전을 이끌고 정부 정책에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 진대제 한국블록체인협회장 내정자.
11일 한국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블록체인협회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창립총회를 열어 진 내정자를 회장으로 선임하고 정식출범한다.
블록체인협회는 블록체인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가상화폐 거래소 등 여러 단체가 모인 민간조직이다.
블록체인은 정보를 덩어리(블록)로 나눠 저장하는 기술을 말하는데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가상통화)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만들어진다.
진 내정자는 ‘미스터 디지털’이라는 별명을 지닌 정보통신 전문가다. 삼성전자에서 디지털미디어 총괄사장까지 오르면서 회사를 글로벌 반도체기업으로 키워낸 주역으로 꼽힌다.
따라서 정보통신 기술의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블록체인산업의 발전을 주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록체인산업은 현재 성장기에 있는 만큼 창업 초기기업과 중소기업들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진 내정자가 정보통신 업계에서 오래 활동한 경험을 살려 이런 기업들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 셈이다.
진 내정자는 정부에게 블록체인업계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진 내정자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2006년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당시 노무현 정부의 많은 인사들이 현 정부에서도 활동하고 있는 만큼 진 내정자는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업계 의견을 정부의 정책 추진에 반영할 수 있게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은 가상화폐 규제정책과 별도로 블록체인산업은 계속 발전할 수 있게 지원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진 내정자가 정부와 업계 사이에서 수행할 ‘가교’ 역할이 중요해진 셈이다.
진 내정자는 업계의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블록체인에 관한 대중의 이해를 높여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최근 국내에서는 가상화폐 투자열풍이 사회현상으로 번지면서 부정적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가상화폐 투자는 도박과 다르지 않다며 거래소 폐쇄를 위한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블록체인업계에서는 이런 부정적 시선이 블록체인 기술로 쏠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가상화폐는 블록체인에 기반한 결과물 가운데 하나일 뿐 완전히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는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가상화폐 투자자 보호조치 등을 담은 자율규제안을 내놓는 등 업계 정화에 힘쓰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블록체인협회가 장관까지 지낸 유명인물을 회장으로 영입하면서 인지도를 대폭 끌어올리는 효과를 볼 것”이라며 “블록체인은 4차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만큼 국내 산업의 발전에 협회가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