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금융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P2P금융회사들의 연체율과 부실률도 덩달아 높아지며 안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P2P금융시장은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P2P금융시장의 동향을 분석하는 크라우드연구소에 따르면 P2P금융 누적 대출액은 2015년 393억 원에서 2016년 6289억 원, 2017년 11월 2조1744억 원으로 가파르게 불어났다.
P2P금융은 기업이나 개인이 은행와 같은 기존의 금융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다수의 개인들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5월부터 P2P대출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 등 P2P금융회사들의 리스크 관리 현황을 살피고 있지만 시장이 커지는 만큼 부실규모도 커지고 있다.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협회 회원사 58곳의 평균 연체율은 4.23%, 부실률(90일 이상 연체비율)은 1.35%로 집계됐다. 2016년 11월 말과 비교하면 연체율 3.88%포인트, 부실율은 1.13%포인트씩 각각 높아졌다.
연체율은 상환일로부터 30일 이상 90일 미만 동안 상환이 지연된 대출의 비중을, 부실율은 90일 이상 지연된 대출의 비중을 뜻한다.
연체율과 부실율의 경우 대출상환이 연기되는 즉시 외부에 알려지는 것이 아니라 최소 1개월에서 최대 3개월이 지난 뒤에 알려지는 만큼 실제로 연체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P2P금융회사인 펀듀는 지난해 8월 연체율 0%에서 9월 49%로 급증했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국P2P금융협회는 지난해 11월 펀듀를 협회에서 제명하면서 자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높아졌다.
제2금융권 및 대부업체들의 연체율 등과 비교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다른 업권과 비교해 아직 초기 시장인 만큼 자칫 시장을 향한 불확실성이 부각될 수도 있다.
P2P금융시장은 아직 초기 성장기인 만큼 여러 중소업체들이 잇달아 뛰어들면서 충분한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갖추지 못한 곳들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자금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업체가 많지 않다는 점도 부실규모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크라우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P2P금융회사는 183곳으로 집계됐다. 2016년 11월보다 62곳이 늘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투자자가 모이지 않자 무리하게 상환기간을 1~3개월로 짧게 잡거나 과도한 수익률을 제시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P2P금융회사들의 리스크 관리를 향한 의구심이 높아지면서 금융위원회가 내놓는 ‘P2P대출 가이드라인 개정안’에 더욱 강한 제재가 포함돼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2월27일부터 P2P대출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적용하기 위해 1월에 구체적 내용을 내놓기로 했다.
김규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금리 상승과 부동산경기 하락 등과 맞물려 P2P금융회사들의 연체율과 부실률이 급격히 높아질 우려가 있다”며 “P2P금융회사가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하고 새 사업모델을 만들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