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메리츠금융 임원인사로 김 부회장과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부회장이 이끄는 메리츠금융의 쌍두마차 체제가 더욱 공고해졌다는 말이 나온다.
김 부회장은 26일 최 부회장과 함께 그룹 정기임원 인사에서 나란히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김 부회장이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임기를 3개월 남짓 남겨둔 상황에서 이번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을 두고 김 부회장의 연임이 확실해졌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 부회장은 2018년 3월에 메리츠화재 대표이사의 임기를 마친다.
김 부회장은 이번 승진으로 메리츠금융 안에서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부회장이라는 자리는 전문경영인이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로 평가된다.
김 부회장은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와 메리츠화재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는데 두 대표이사 자리를 번갈아 이어가면서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올해 3월 메리츠금융 주주총회에서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로 다시 선임돼 2020년 3월까지 지주사 대표이사를 계속 맡고 있다. 그가 지주사 대표이사에 연임됐을 당시 2018년 3월에 있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연임까지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말들이 많았다.
메리츠금융의 네 곳의 계열사 가운데 메리츠종금증권과 메리츠화재가 양대산맥으로 메리츠금융을 이끌고 있는데 그 가운데에는 2012년부터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김 부회장과 최 부회장이 중심축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2012년 최 부회장과 함께 메리츠종금증권 공동대표이사를 맡다가 2014년 지주사 대표이사를 겸임하게 됐다. 2015년 이후에는 메리츠화재로 넘어가 지주사 대표이사 겸 메리츠화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최 부회장은 2012년부터 지금까지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김 부회장이 '장수 CEO'의 반열에 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 그가 오랜 시간동안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종금증권, 메리츠화재에 정착해온 성과주의 문화가 더욱 뿌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회장은 수차례 스스로 경영철학을 ‘아메바 경영’이라고 밝혀왔다. 아메바 경영이란 조직 구성원 개개인이 적극적으로 목표의식을 품고 일하고 회사는 평가를 통해 걸맞은 보상을 한다는 경영철학을 말한다.
그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사업가형 본부장제도를 도입해 업무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사업가형본부장제는 정규직이었던 영업지점장들을 계약직으로 변경하고 실적에 따라 평가해 성과급 등을 주는 제도다. 계약직이 되지만 성과에 따라 연봉을 기존보다 몇 배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김 부회장은 보험료 매출을 많이 올려주는 독립보험대리점(GA) 설계사들에 업계서 가장 높은 수준의 수수료를 주는 한편 전속설계사에게 주는 수수료 역시 연납 보험료의 1000% 수준으로 올리면서 공격적 영업을 펼치고 있다. 성과와 보상은 직결돼 있다는 김 부회장의 믿음이 바탕이 됐다.
이에 힘입어 메리츠화재의 실적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3분기 기준으로 누적 순이익 3138억 원을 올렸다. 김 부회장이 메리츠화재 대표이사로 취임하기 전인 2014년 3분기보다(1006억 원) 212% 증가했다.
메리츠금융지주 실적도 마찬가지로 김 부회장이 지주사 대표이사를 맡은 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 기준으로 누적 순이익 6095억 원을 거뒀는데 2012년 3분기보다 814% 늘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