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웅 웰컴저축은행 대표가 기업대출과 디지털금융에 힘을 싣고 있다.
주력사업인 가계신용대출 수익의 전망이 정부의 규제 강화와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어두워진 데 발빠르게 대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대표는 3월 말에 취임한 뒤 개인사업자와 소규모 기업 대상의 대출영업과 마케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6월에 대출금리 최저 연 5%대의 사업자 전용 비대면상품 ‘그날대출’을 내놓아 호응을 얻었다. 영업점 방문없이 PC나 스마트폰으로 대출신청을 바로 받는 방식이다.
숙박 오프라인연계(O2O)회사 야놀자와 제휴해 관련 프랜차이즈 가맹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등 전략적 제휴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11월에 기업대출을 담당하는 리테일금융총괄본부의 김기혁 기획팀장을 이사로 올렸다. 경영전략본부 아래 IB(투자금융)영업팀을 만들고 관련 인력의 채용도 추진하고 있다.
금융서비스의 디지털화에도 힘쓰고 있다. 김 대표는 취임 후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디지털금융 전환을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웰컴저축은행 전무 시절 스마트뱅킹 서비스를 전면 도입하고 대출심사에 쓰이는 개인신용평가체계에 머신러닝(인공지능이 빅데이터를 자체적으로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을 적용하는 등 핀테크에 힘을 싣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4월 초에 여신, 수신, 카드, 전자계약 등 대부분의 업무를 태블릿PC로 처리할 수 있는 가상지점 ‘W브랜치’ 서비스를 내놓았다.
최근 저축은행 최초로 금융보안원의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도 받았다. 기업이 전산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운영하는 정보보호관리체계의 적합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웰컴저축은행은 현재 전체 거래의 60% 이상을 영업점 방문없는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다. 모든 은행 서비스를 지원하는 앱(어플리케이션) ‘웰컴스마트’ 사용자도 15만 명을 넘어섰다.
11월 조직개편에서 여러 부서에 흩어졌던 디지털업무와 인력을 모아 디지털본부를 신설했다. 머신러닝의 적용범위를 마케팅으로 넓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기업대출을 통해 웰컴저축은행의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3분기 기준 기업에 4840억 원을 빌려줬다. 2분기보다 26.6% 늘어났지만 전체 대출잔액과 비교하면 29% 정도로 비슷한 자산을 보유한 현대저축은행(47.9%)보다 낮다.
금융권 관계자는 “웰컴저축은행은 가계대출 비중이 높아 정부 규제와 인터넷전문은행 등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규제가 더욱 강화되고 인터넷전문은행도 늘어날 수 있는 만큼 김 대표가 약점을 선제적으로 보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올해 금융회사의 1년 전과 비교한 가계대출 증가율을 상반기 5.1%, 하반기 5.4%로 제한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낮은 대출금리와 편리한 비대면서비스에 힘입어 대출잔액이 빠르게 늘어났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