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에도 기준금리 인상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에 따라 한국은행도 금리를 더욱 빠르게 올릴 가능성이 나온다.
▲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왼쪽)과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 내정자. |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한국 시각으로 14일 새벽에 끝나는 12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2018년의 금리인상 전망에 시장의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는 1.00~1.25%인데 이번에 0.25%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방공개시장위원 대다수도 9월 점도표를 통해 연말 기준금리가 1.25~1.50%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점도표는 기준금리의 목표범위 전망치를 나타낸다. 12월 회의에서도 점도표를 통해 연방공개시장위원들이 내년에 기준금리가 몇 차례 오를지 예상한 수치를 알 수 있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도 11일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인상보다 정책성명이나 경제전망 또는 재닛 옐런 연준 이사회 의장의 마지막 기자간담회 발언 등 내년 이후의 금리인상 속도에 관련된 힌트가 더욱 중요하게 여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9월 점도표를 살펴보면 연방공개시장위원 16명 가운데 6명이 2018년 말 기준금리의 중앙값을 2.125%로 선택했다. 연준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세 차례 올린다는 전망을 나타낸 것이다.
미국이 강한 경기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는 동시에 비교적 낮은 물가상승률 문제도 남아있는 점을 감안하면 세 차례가 가장 적절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3.3%로 집계돼 잠정치 3%를 웃돌았고 2분기에 이어 연속으로 3%를 넘어섰다. 실업률도 11월 기준 4.1%로 2000년 12월 이후 가장 낮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은 1%대 중반에 머무르면서 연준의 연간 목표치 2%를 밑돌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 내정자도 11월 인사청문회에서 물가상승률을 걱정거리로 들었다.
구혜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내정자도 완화적 스탠스를 지지하고 있고 연방준비위원들이 세대교체를 앞두고 다음 금리인상 시기를 적극 암시하는 것도 부담된다”며 “최근 경기여건이 연준의 기존 전망과 가까워진 점을 감안하면 점도표를 바꿀 가능성이 낮다”고 바라봤다.
연준이 2018년에 기준금리를 세 차례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유지될 경우 국내 주식, 채권, 외환 등 금융시장도 비교적 안정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연방공개시장위원들이 9월에 같은 전망을 내놓은 만큼 관련 영향이 주가와 채권금리 등에 상당부분 먼저 반영됐기 때문이다.
반면 연방공개시장위원들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2018년에 기준금리가 네 차례 오르는 쪽으로 점도표를 조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대규모 감세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연준이 물가상승의 확대 등을 감안해 매파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골드만삭스가 최근 보고서에서 노동력을 구하기 어려운 노동시장과 물가상승의 안정화 등을 이유로 연준이 2018년 기준금리를 네 차례 올릴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더욱 빨리 올려야 한다는 압박도 심해질 수 있다.
한국은행은 11월 기준금리를 연 1.50%로 인상했는데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두 나라의 기준금리 상단이 다시 일치하게 된다.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높지 않을 경우 외국인투자자들이 미국에 투자하기 위해 한국에 투자한 자금을 급하게 회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