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L생명이 흑자전환을 이루자마자 안방보험이 ABL생명으로부터 배당금을 챙겨 갈까.
4일 금융권에 따르면 ABL생명은 3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누적 순이익 7억5300만 원을 냈다.
ABL생명은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순손실 87억4천억 원, 2532억5천억 원을 냈는데 안방보험이 ABL생명을 2016년 5월에 인수하고 경영을 본격화한 뒤 올해 상반기부터 누적기준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안방보험은 ABL생명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ABL생명의 9명 이사회 구성원은 순레이 ABL생명 대표를 제외하고는 모두 안방보험 출신인 만큼 ABL생명의 배당정책 등 주요 의사결정은 안방보험으로부터 나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안방보험은 ABL생명이 대규모 순손실을 낸 지난해에는 배당을 챙겨갈 수 없었지만 올해 ABL생명이 흑자전환에 성공한 만큼 자회사에 거액의 배당정책 펼치며 투자금 회수에 나설 것인지 주목된다.
안방보험이 ABL생명에 투입한 자금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안방보험은 여건만 되면 배당금 수익 등을 통해 이익을 실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안방보험은 ABL생명을 35억 원에 사들인 뒤 올해 초 유상증자를 통해 2180억 원 규모의 자금을 ABL생명에 투입했다.
안방보험은 ABL생명보다 먼저 인수한 동양생명에도 배당성향을 높이면서 거액의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동양생명은 배당성향이 137.8%로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을 인수하기 전인 2015년(40.1%)보다 97.7%포인트나 높아졌다.
다만 안방보험이 장악하고 있는 동양생명 이사회가 지난해 동양생명이 거둔 순이익인 128억 원보다 훨씬 더 큰 204억 원 규모의 배당금을 의결한 점을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안방보험이 국내 보험사의 장기적 성장에는 관심이 없고 단지 자금회수와 단기적 수익만 얻으려 한다는 것이다.
ABL생명 역시 상반기 들어 막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고 수년 동안 이어진 적자충격에서 벗어났다고 하기엔 아직 이른 감이 있는 만큼 안방보험이 고배당정책을 취하면 성장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ABL생명은 1분기에 순손실 48억500만 원을 냈고 2분기에는 순이익 76억8천만 원을 거뒀으며 3분기에는 순손실 21억2200만 원을 내는 등 아직 안정된 상태에 이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ABL생명 관계자는 “아직 결산이 나지 않은 시점에서 배당정책이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