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이 금융감독원의 제재를 나란히 받았지만 징계수위에 차이가 있어 단기금융업(발행어음업무) 인가 여부가 엇갈릴 가능성이 생겼다.
미래에셋대우는 비교적 가벼운 수위의 징계를 받은 만큼 조만간 발행어음 인가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겸 미래에셋대우 회장(왼쪽)과 윤경은 KB증권 대표이사 사장. |
KB증권은 중징계를 받아 발행어음 인가 심사가 늦어질 수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금감원으로부터 경징계 수준인 기관주의 경고를 받으면서 내년 초 쯤 초대형 종합금융투자(IB)사업의 핵심업무인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을 수도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유로에셋투자자문사의 옵션 상품을 고객에게 불완전판매를 한 혐의와 관련된 제재결과가 나온 뒤에야 금감원이 발행어음업 인가 심사를 진행할 수 있는 만큼 미래에셋대우는 30일 금감원의 제재심의위원회에 촉각을 기울여왔다.
금감원 임원인사가 17일 마무리되면서 두 달 반 동안 열리지 못하고 있던 제재심의 역시 빠르게 진행된 만큼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13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금감원의 심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한국투자증권의 뒤를 이을 다른 증권사에게도 단기금융업 인가를 내주기 위한 절차를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시장선점 효과에 힘입어 27~28일 이틀 만에 1차 목표량인 5천억 원 규모의 발행어음상품 판매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만큼 다른 증권사들은 새 시장에 하루 빨리 들어가기를 원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발행어음으로 1조 원을 조달하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상품출시 이틀 만에 절반을 채웠다.
미래에셋대우는 발행어음업무와 함께 자기자본 8조 원 이상이면 할 수 있는 종합투자계좌(IMA) 업무까지 준비하고 있는 만큼 선점효과를 본 한국투자증권과 경쟁구도를 만들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여기에 비해 KB증권은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급인 기관경고를 받으면서 발행어음 심사가 더욱 늦어질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이번 제재로 KB증권의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 혐의에 무거운 책임을 물은 셈인데 사실상 대주주 신용공여는 형사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는 무거운 죄로 꼽히는 만큼 발행어음 심사에서 가볍게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KB증권은 올해 발행어음으로 자금 1조 원 조달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준비에 박차를 가해왔지만 심사가 늦어지면 차질이 불가피하다.
특히 이번 금감원 징계가 현대증권 시절 계열사 지원과 관련됐다는 점에서
윤경은 KB증권 사장의 입지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KB증권은 윤 사장이 합병 전 현대증권 대표로 있을 당시 계열사인 현대엘앤알의 사모사채를 인수하고 현대유엔아이의 유상증자에 200억 원가량을 출자해 대주주 신용공여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