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서 세탁기를 놓고 세이프가드 조치를 받아도 타격을 크게 입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23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세탁기를 중심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관세를 부과해도 실질적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사장(왼쪽)과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
국제무역위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 수출하는 대형 세탁기 가운데 120만 대를 초과하는 물량에 50% 관세를 매기는 권고안을 내놨다.
당초 미국 가전업체 월풀은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 전체물량에 관세 50%를 부과할 것을 요청했던 것에 비춰보면 규제수준이 낮아진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수출물량을 늘리기보다 미국에서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드럼세탁기가 미국에서 인기가 높아 월풀 제품보다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브랜드 선호도와 충성도가 높은 편”이라며 “가격이 올라도 소비자들의 저항심리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에 수출하는 세탁기 물량 가운데 한국에서 생산하는 세탁기 비중을 늘리고 북미 가전공장 가동을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대부분의 세탁기를 태국과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한국에서 생산된 세탁기는 세이프가드 조치에서 제외된다. LG전자는 국내 창원공장에서 미국 수출 물량의 20%가량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년부터 북미 가전공장을 가동해 각각 200만 대와 100만 대가량의 물량을 현지에서 생산할 것”이라며 “한국 생산비중도 확대하면 관세 영향을 최대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파악했다.
국제무역위는 12월4일까지 최종 권고안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제출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권고안을 참고해 60일 이내 결정을 내린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