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원 아주캐피탈 대표가 우리은행을 우군 삼아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 대표는 아주캐피탈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영업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아주캐피탈은 2015년 캐피탈업계에서 현대캐피탈에 이어 2위 자리를 유지하기도 했지만 매각이 지지부진한 사이에 최근 6위까지 밀려났다.
2014년 이후 매각이 두 차례 무산되면서 영업활동이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 사이 KB캐피탈과 JB우리캐피탈 등 은행지주 계열 캐피탈사들이 계열 은행을 통한 낮은 조달금리를 앞세워공격적 영업활동을 펼치며 아주캐피탈을 제쳤다.
아주캐피탈은 올해 1월 한국GM과 딜러쉽(판매대리점) 계약이 해지된 데다 전속시장(캡티브)이었던 쌍용자동차가 KB캐피탈과 손잡고 전속 캐피탈사인 SY캐피탈을 설립하면서 영업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대표는 8월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아주캐피탈을 인수한 직후에 취임한 뒤 조직개편을 실시해 자동차금융부문을 강화하고 기업금융 및 내부재할부영업을 시작할 채비를 갖추는 등 전열을 가다듬었다.
박 대표는 취임사에서 “자금조달로 어려움을 겪었던 아픔을 딛고 아주캐피탈의 축적된 역량을 마음껏 발휘해 업계 선두로 재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토금융본부에 중고차금융팀과 수입차금융팀을 각 새로 만들고 아주캐피탈의 자동차금융 지점을 기존 3개에서 전국 광역시 단위에 맞춰 6개로 늘렸다.
박 대표는 5년 만에 신입사원도 새로 뽑아 절반가량을 자동차금융부문에 배치해 힘을 실어줬다.
아주캐피탈은 조직개편 이후 한동안 중단했던 신차금융과 수입차금융 부문의 영업도 재개했다.
기업계 캐피탈사인 아주캐피탈은 연이은 매각불발로 신용등급이 떨어지자 평균비용이 높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신차영업을 중단하고 주로 중고차만 취급했다.
캐피탈사는 회사채 등을 발행해 사업자금을 시장에서 조달하는데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자금조달이 더 어려워진 데다 최근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이자부담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은행으로부터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되면서 영업력 강화에 숨통이 틔인 것으로 보인다. 아주캐피탈의 조달금리는 매각 전 3%대에서 최근 2%대까지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아주캐피탈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세운 ‘웰투시 제3호 투자목적회사(SPC)’에 1천억 원을 투자했다.
우리은행은 웰투시인베스트먼트와 출자계약을 체결하면서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매수청구권은 제3자에게 지분이 매각되기 전에 우선적으로 매입할 수 있는 권리다.
다만 아직 영업력이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운 데다 최근 KB캐피탈와 JB우리캐피탈 등이 최근 2년간 중고차금융과 수입차금융 등에서 상당히 두터운 입지를 다진 만큼 이들을 제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우리은행이 아주캐피탈을 인수할지 여부가 확정돼야 안정적 자금조달 통로가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주캐피탈은 우리은행 인수 가능성을 바탕으로 조달금리 2% 후반에서 회사채 발행이 이뤄지고 있고 자금조달도 원활하다”며 “다만 우리은행장 교체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우리은행의 아주캐피탈 인수를 확신하기는 이르다“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