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2017-11-20 19:4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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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창동계올림픽 홍보관에 설치된 알림판<인터넷신문협회 공동취재단>
"Pyeongchang is ready to welcome the world.(평창은 세계를 맞을 준비가 돼 있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얼마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했던 말을 자신만만하게 반복했다.
이 위원장은 20일 강원 평창군 한 식당에서 열린 인터넷신문협회 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경기장도 다 지었고, 선수촌, 미디어센터도 완공했다. KTX 철도도 다 됐다”며 “지금 당장이라도 올림픽을 치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막 석 달 전에 이 정도로 준비가 잘 된 대회는 드물다”며 “전 대회인 리우올림픽의 경우에는 선수들이 입촌한 뒤에도 인부들이 공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평창올림픽을 앞선 대회들과 비교하며 성공을 자신했다. 평창올림픽은 동계올림픽으로서는 최초로 90개국 이상이 참가하는 대회다. 이미 94개국이 등록했고 참가 선수와 임원 규모는 6500명에 이른다.
금메달 숫자도 102개로 동계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100개를 넘었다. 앞서 러시아 소치올림픽은 88개국 5800명이 참가했고 금메달 숫자는 98개였다.
이 위원장은 최근 북한 핵·미사일 등 한반도 안보상황 때문에 일부 국가가 참가를 꺼리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데 대해 “국가올림픽위원회연합(ANOC) 총회에서 전세계 조직위원장을 다 만났는데 안보를 우려해 불참한다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역대 최대인 157개국의 발의로 유엔 휴전결의를 채택했고 43개국 정상이 평창올림픽을 방문한다”며 “북한도 어떻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전망은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북한은 이미 피겨에서 출전권을 확보했다”며 “출전권을 땄다는 것은 참가 의사가 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북한은 9월 독일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네벨혼 트로피에서 피겨 페어경기 출전권을 땄다.
러시아 불참 가능성은 낮게 봤다. 이 위원장은 “러시아의 올림픽 참가 문제는 북유럽 국가들과 동유럽 국가들의 힘겨루기 때문”이라며 “IOC가 12월5일에 결정을 내리는데 이미 러시아를 참가시키는 쪽으로 기울었다”고 전했다.
그는 “소치올림픽 때 도핑건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리우올림픽 때도 러시아는 육상을 제외하고 다 참가했다”며 “소치올림픽 바로 다음 올림픽이라면 모를까 이미 리우올림픽을 치른 뒤라 러시아의 참가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숙소 문제 역시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위원장은 “산지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의 특성상 숙소문제는 늘 존재한다”면서 “숙소가 양적으로는 충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 안되면 KTX를 타고 서울에서 숙박하는 방법도 있다”며 “매일 마지막 경기가 끝나는 두 시간 이후까지 KTX를 운행하기 때문에 기차를 타고 서울에 오면 숙소가 부족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
이 위원장은 평창 동계올림픽의 재정과 관련해 “당초 3천억 원 적자로 보고가 됐는데 기업 참여가 늘어나 거의 다 메웠다”며 “연말에 나오는 5차 재정계획서에서 균형재정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위원장 취임 당시 기업 후원액 9400억 원을 목표로 했는데 이미 116%를 달성해 1조 원을 넘었다”고 덧붙였다.
입장권 판매도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입장권 판매율이 30%대에 그치다 드디어 40%를 넘어섰다.
이 위원장은 “원래 두달 전부터 입장권 판매가 본격화된다”며 “소치나 리우는 대회 기간 중에도 입장권이 계속 판매됐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에게도 걱정거리는 남아 있다. 개폐막식날 날씨를 유일한 변수로 꼽았다.
평창올림픽 개폐막식이 열릴 올림픽 플라자의 개폐막식장은 예산 등의 문제로 지붕이 없는 개방형으로 지어졌다. 이 때문에 추운 날씨에 방한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개폐막식장에서 시설점검차 얼마 전 열린 드림콘서트에서 바람이 많이 불며 체감온도가 영하 아래로 떨어지자 관객 중 일부가 저체온증을 호소하며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후송되는 일이 발생했다.
기온이 가장 낮게 떨어지는 2월에는 더 심한 추위가 몰아닥칠 수 있다. 조직위는 일단 개폐막식장 주변으로 방한막을 보강해 바람을 차단하는 등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개방형인 개페막식장의 방한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위원장은 “개막식날은 날씨가 좀 따뜻하고, 그 이후로는 눈이 좀 와 설상 경기 진행에 도움이 되면 더 바랄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장 사후관리 문제도 남아 있다. 현재까지 14개 시설 가운데 11개는 관리주체와 활용방안을 놓고 큰 이견 없이 합의를 도출한 상황이다.
그러나 강릉의 빙상장 두 곳과 정선 알파인경기장은 관리주체가 결정되지 않고 있다. 조직위와 지자체·문체부 등이 지속적 협의를 통해 올해 안에 매듭을 지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