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용 플렉시블 올레드로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후발주자로 아직까지 기술력 검증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탓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플렉시블 올레드 공급이 증가하고 있지만 수요는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영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8년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업체들 외에 BOE, 에버디스플레이, 티안마, 비전옥스 등 중국 주요 패널업체들이 플렉시블 올레드 생산량을 계속해서 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이 최근 홈페이지에 올린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플렉시블 올레드패널 수요는 공급을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2018년 전체 플렉시블 올레드의 생산가능 면적이 440㎡으로 올해보다 100% 늘어나는 반면 전체 수요는 240㎡에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제리 강 IHS마킷 연구원은 “플렉시블 올레드 단가가 높아 대부분 스마트폰 업체들이 LCD패널이나 리지드 올레드를 선호할 것”이라며 “플렉시블 올레드를 사용한 곡면 스마트폰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IHS마킷은 6세대 패널 생산라인에서 플렉시블 올레드 생산단가가 리지드 올레드보다 약 1.5배가량 높은 것으로 파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주도하고 있는 중소형 올레드시장에서 플렉시블 올레드로 추격에 나서고 있지만 후발주자인 만큼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경쟁업체들과 비교해 기술력과 생산능력 모두에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플렉시블 올레드 양산에 성공했으며 올해 1분기 글로벌 플렉시블 올레드시장에서 점유율 94.6%를 차지했다.
강 연구원은 “2018년 플렉시블 올레드 수요가 줄어들어 중소형 올레드시장에서 후발주자 업체들의 플렉시블 올레드 공장 가동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하반기 LG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V30’에 플렉시블 올레드를 공급하는 등 스마트폰용 올레드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품질 논란이 불거지며 아직까지 기술력을 인정받지 못한 상태다.
외신과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종합하면 LG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올레드를 탑재한 일부 V30및 구글 ‘픽셀폰2’에서 화면에 얼룩이 생기는 ‘한지현상’ 이나 잔상이 남는 ‘번인현상’ 등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언론 매체 등에서 품질 논란이 불거질 경우 LG디스플레이가 소비자들로부터 이미지에 타격을 입어 향후 고객사 기반을 넓히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고 연구원은 “플렉시블 올레드 투자는 IT기기용 패널 생산을 목표로 하는 만큼 고객사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며 “고객기반이 약할 경우 투자심리가 냉각돼 투자계획이 지연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LG디스플레이는 주요수입원인 LCD패널사업의 전망이 밝지 않은 만큼 올레드사업으로 체질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10월 TV용 LCD패널 가격은 55인치, 49인치, 43인치대에서 각각 190달러, 155달러, 121달러로 전월보다 1.6%, 1.9%, 4.0% 하락했다. 올해 초보다 55인치는 11.2%, 43인치는 18.8% 떨어졌다.
중국 BOE, 대만 이노룩스 등 중화권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대규모 LCD패널 생산에 나서면서 공급이 증가한 탓으로 분석됐다.
BOE는 2018년 1분기부터 초대형인 10.5세대 LCD패널 생산을 시작하기로 한 만큼 공급증가 현상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전체 매출의 90%가량이 LCD패널에서 나오고 있다. 내년에도 LCD패널 매출비중을 지속한다면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