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이자 태광산업의 자회사인 티브로드가 2016년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티브로드가 CJ헬로비전에 1위 자리를 뺏긴 데 이어 IPTV 등장으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2대 주주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상장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고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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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윤 티브로드 사장 |
1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티브로드홀딩스가 우리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에게 티브로드 기업공개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티브로드는 조만간 주관사를 선정한 뒤 기업실사 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티브로드 관계자는 “주관사 선정을 위한 첫 단계를 시작한 것일 뿐”이라며 “기업공개 일정이나 상장시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계획을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티브로드는 지난 2월 사모펀드인 IMM PE(프라이빗 에쿼티)를 2대주주로 영입했다.
IMM PE는 2천억 원을 들여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보유하던 지분 일부와 신규로 발행한 전환우선주를 인수해 20% 정도의 지분을 확보했다. 티브로드의 최대주주는 지분 53.02%를 보유한 태광산업이다.
IMM PE가 지분을 인수할 당시 티브로드가 2016년까지 증시에 상장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IMM PE가 티브로드 상장을 진행한 뒤 보유지분 일부를 구주매출로 내놓아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티브로드는 CJ헬로비전 등 유사기업의 상대가치 평가방법을 적용할 경우 시가총액이 1조~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티브로드는 케이블방송업계에서 벌어들이는 수익 측면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티브로드는 지난해 매출 7560억 원, 영업이익 1438억 원을 기록했다. 경쟁회사인 CJ헬로비전은 지난해 매출 1조1602억 원에 영업이익 1158억 원을 냈다.
티브로드의 케이블방송 가입자 점유율은 22%로 CJ헬로비전에 이어 2위다. CJ헬로비전은 29%, 씨앤앰은 17%를 차지하고 있다. 케이블방송업체 3사 가운데 CJ헬로비전만 상장돼 있다.
일각에서 티브로드가 씨앤앰을 인수하기 위해 상장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려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씨앤앰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조만간 씨앤앰 매각작업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티브로드가 씨앤앰을 인수하면 점유율이 뒤바뀔 수 있다.
문제는 유선방송시장의 성장세가 꺾이고 IPTV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티브로이드가 2대 주주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상장을 추진할 경우 티브로드와 시장에 모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