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17-11-14 18: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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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상관의 위법한 지시와 명령을 거부할 수 있도록 공무원법을 개정한다.
인사혁신처는 공무원의 소신있는 근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상관의 위법한 지시를 거부해도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국가공무원법 개정법률안’을 15일 입법예고한다고 14일 밝혔다.
▲ 김판석 인사혁신처장.
개정안에 따르면 공무원은 상관의 명백히 위법한 지시와 명령에 복종하지 않고 이의를 제기하거나 이행을 거부해도 인사상 불이익이나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는다.
만약 이행거부로 부당한 인사조치 등을 받으면 소청심사 외에도 고충상담과 고충심사를 청구해 구제받을 수 있다.
고충심사를 청구한 경우 반드시 민간위원이 포함된 ‘고충심사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해 공정한 심사가 이뤄지도록 한다.
김판석 인사혁신처장은 “공무원이 인사상 불이익 등이 두려워 위법한 지시임을 알면서도 따르는 것은 해당 공무원 개인은 물론 국가발전에도 저해되는 일”이라며 ”소신있게 일하는 공무원을 적극 보호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의로운 공직사회를 구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사혁신처는 개정안을 통해 정부 인사행정의 공정성, 투명성, 객관성을 강화하기 위한 법률적 근거도 마련한다.
공무원 채용·승진 등에서 위법한 인사운영 행태를 알게 되면 누구든지 인사혁신처에 제보할 수 있고 제보자에게 불이익을 주지 못하도록 하는 법률적 근거를 신설한다. 인사혁신처장은 제보와 관련해 인사감사를 실시해 필요한 경우 징계요구 등 적절한 시정조치를 할 수 있다.
일부에서 ‘봐 주기 심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공무원 징계·소청사건의 심사절차를 강화하기 위해 소청심사위원회에서 공무원의 파면·해임 등 중징계처분을 변경하기 위한 의결정족수를 현행 ‘출석위원 과반수’에서 ‘출석위원 3분의 2 이상’으로 높인다.
고위공직자 등의 인선에 활용되는 국가핵심인재 관리시스템인 ‘국가인재데이터베이스(인재DB)’의 활용도도 확대한다. 인사상 목적으로만 활용해 온 인재DB를 정책개발을 위한 전문가 자문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하고 인재DB에서 공직후보자 등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근거를 마련한다.
개정안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평등원칙을 공무원 임용 시에도 적용하도록 했다. 공직 내에서 성별·종교·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불합리한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임기제공무원도 자유롭게 육아휴직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제한규정을 폐지한다.
현재는 임기제공무원이 육아휴직을 쓰려면 잔여임기가 6개월 이상 남아있어야 하지만 개정안은 잔여임기에 상관없이 육아휴직을 쓸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