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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서 한중 FTA의 실질적 타결을 선언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미국, EU, 중국과 모두 FTA를 체결한 유일한 나라가 됐다. 우리나라의 경제영토 규모는 세계 3위 수준으로 세계 GDP 대비 73.2%에 이르게 됐다.
그러나 완전 타결이 아닌 실질적 타결로 FTA 협정문에 양국이 사인하기까지 추가협상이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정상회담에 맞춰 FTA 타결을 발표하기 위해 어설픈 수준으로 합의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10일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열어 한중 FTA 타결을 선언했다.
박 대통령은 “한중FTA가 2년 여만의 협상 끝에 오늘 정상회담을 계기로 실질적 타결됐음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한중FTA의 실질적 타결은 저성장 국면의 세계경제에도 반가운 소식”이라며 “세부사항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남은 절차를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양측의 노력으로 협상이 중대한 진전을 거뒀다는 소식을 접해 기쁘다”며 “앞으로 양국의 교류와 협력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국은 정상회담 직전까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가오후청 상무부장이 협상을 벌였다. 양국 장관이 수석대표로 나선 것은 이번에 열린 14차 협상이 처음이었다.
두 나라는 22개 협상문 가운데 16가지에 대해서 합의했지만 나머지 항목에서 입장차이를 보여 왔다. 그러나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번 협상이 FTA 타결의 적기라고 판단한 양국 장관은 정상회담 직전에 실질적 타결 수준의 합의를 이뤘다.
한중 FTA로 우리나라가 얻는 관세절감효과는 연간 54억4천만 달러 수준으로 한미 FTA(9억3천만 달러), 한EU FTA(13억8천만 달러)보다 몇 배나 크다. 중국이 얻는 관세절감효과는 연간 31억 달러 수준으로 우리나라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한중 FTA가 정식으로 발효되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5년 뒤 1%, 10년 뒤 3%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FTA 체결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날 코스피는 장중 한때 1960선을 돌파했고 전 거래일보다 0.95% 상승한 1958.23로 마감했다.
한중 FTA에서 가장 피해가 우려되는 품목인 농수산물의 경우 역대 FTA에 비해 개방폭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한중 FTA의 농수산물 관세철폐율은 품목수 기준 70%, 수입액 기준 40%다.
이는 역대 FTA 평균 관세철폐율인 품목수 기준 78%, 수입액 기준 89%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농산품의 관세철폐율을 40%로 막은 것은 엄청난 성과”라고 평가했다.
특히 쟁점품목인 쌀의 경우 FTA 협정대상에서 제외됐다. 안 수석은 “쌀은 협정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합의해 앞으로도 협상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농수산물을 방어하면서 우리나라의 주력수출 품목에 대한 중국의 관세도 상당부분 존치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 수출품목이 자동차다. 자동차는 양국 모두가 관세철폐대상에서 제외했다. 안 수석은 “자동차의 경우 우리 기업들이 중국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하기 때문에 관세에 큰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석유화학제품인 파라자일렌과 텔레프탈산 등이 관세철폐에서 제외됐고 나프타는 즉시 철폐 대신 15년 내 철폐로 결정됐다. 냉연강판과 LCD는 10년 내에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여야는 한중 FTA 타결 소식에 대해 다른 반응을 보였다.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은 “대한민국 경제영토 확장을 환영한다”며 “앞으로 거대시장인 중국과 경쟁이 가속화되는 만큼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은 “한중 FTA 타결로 치명적 피해가 우려되는 농축산물 시장의 안전장치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중국은 우리의 최대 무역국으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며 “정상회담에 맞춰 FTA를 타결하겠다는 조급함 때문에 경제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고려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