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업 발전을 위해 금융회사와 핀테크회사의 상호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금융연구원과 금융연수원이 공동으로 ‘4차산업혁명과 금융의 미래, 그리고 금융인재 양성’을 주제로 연 국제 컨퍼런스에서 “금융회사와 핀테크기업들은 경쟁보다 상호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내 핀테크산업은 발전속도가 더딘 것으로 최 원장은 파악했다. 한국의 핀테크 도입률은 32%로 조사대상 20개 국가 가운데 12위에 머물렀고 글로벌 100대 핀테크기업에 국내 기업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최 원장은 “핀테크로 대변되는 ‘기술과 금융의 융합’이 전통적 금융업의 패러다임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며 “금융회사와 핀테크기업이 서로 힘을 합칠 때 금융업의 사업영역이 넓어지고 금융산업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핀테크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은행을 중심으로 꾸린 ‘금융권 공동 오픈플랫폼’과 올해 10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블록체인 공동인증서비스’를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블록체인 공동인증서비스는 본인인증 한 번으로 여러 증권사와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다.
불합리한 규제가 금융업 발전을 가로막지 않도록 금감원의 적극적 지원도 약속했다.
최 원장은 “금감원은 금융산업이 4차산업혁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불합리한 규제가 금융의 발전을 저해하지 않는지 전반적으로 재정비하는 것과 함께 ‘레그테크’ 같은 효율적 규제매커니즘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그테크는 규제(Regulation)와 기술(Technology)을 합친 용어로 각종 규제와 법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기술을 말한다.
4차산업혁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금융소비자 보호 및 인재양성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최 원장은 “4차산업혁명으로 금융의 겉모습이 바뀌어도 금융소비자는 금융시스템의 근본이자 금융회사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동반자”라며 “소비자의 요구에 한발 앞선 서비스를 제공하고 불합리한 점을 개선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금융권이 단기 성과에 치중해 인재양성에 투자를 소홀히 했다”며 “인간과 첨단기술이 공존하는 시대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융합형 전문가를 키우는 데 더 큰 관심을 두고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