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노트8’과 애플 ‘아이폰X’ 등 100만 원을 훌쩍 넘는 초고가 스마트폰 신제품이 등장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제조사들로 고가제품 출시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초고가 스마트폰의 경우 인공지능 반도체와 차세대 기판 등 신규부품을 대거 탑재해 기능 차별화를 추진하는 만큼 부품기술력이 앞선 삼성전기와 LG이노텍에 수혜가 집중되고 있다.
▲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왼쪽)와 박종석 LG이노텍 사장.
2일 외신을 종합하면 올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이전보다 가격대가 대폭 높아진 신제품들이 대거 출시되며 소비자들의 수요를 이끌고 있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애플의 아이폰X 출시를 계기로 주류시장에서 이전보다 비싼 스마트폰이 시장을 확대할 길이 열렸다”며 “애플이 새 수요층을 발굴해낸 셈”이라고 보도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시장조사기관 GFK 보고서를 인용해 최근 4년 동안 하락세를 겪던 글로벌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이 올해는 고가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GFK는 “스마트폰에 탑재가 확산되는 새 생체인증모듈과 고화질 디스플레이 등 고가부품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평균가격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소비자들도 가치를 인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하반기 프리미엄 신제품 갤럭시노트8과 애플 아이폰X가 이런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갤럭시노트8은 최초로 6.3인치의 고화질 대형 디스플레이와 홍채인식기능을 적용했다. 아이폰X의 경우 올레드패널과 얼굴인식용 3D카메라, 인공지능 반도체 등을 처음으로 탑재했다.
고가부품을 대거 적용한 만큼 갤럭시노트8 무약정 제품 판매가격은 한국 기준으로 256기가 137만9100원, 아이폰X는 163만 원으로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가운데 역대 최고로 높다
갤럭시노트8과 아이폰X는 모두 시리즈 사상 역대 최고 예약판매 성적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져 비싼 가격에도 성능과 기능이 앞선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기술 발전이 스마트폰수요 침체를 극복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며 “향후 2년 동안 삼성전자와 애플 등 제조사가 고성능부품 탑재를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주도하는 하드웨어 성능향상 경쟁은 그동안 계속 상위업체들의 제품전략을 발빠르게 뒤따라왔던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까지 활발히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중국 화웨이는 11월 중 유럽 등에 고성능부품을 대거 적용한 ‘메이트10프로’를 900유로(약 117만 원)에 출시한다고 밝히며 초고가 스마트폰 경쟁에 곧바로 합류했다.
이런 초고가 스마트폰에는 구동성능을 높일 수 있는 고성능 반도체와 차세대 반도체기판, 소형 회로기판과 듀얼카메라 등이 탑재된다. 올레드 경연성기판 등 신규부품도 다수 적용된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폰X를 뒤따라 차기 스마트폰에 3D카메라를 도입하며 얼굴인식과 증강현실기능 등을 적용할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애플은 아이폰X에 올레드패널을 적용하며 삼성전자의 전략을 따라갔는데 치열한 경쟁 속에서 고가부품 탑재가 일반화되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한국 부품업체들은 고성능 스마트폰에 필요한 차세대 부품 기술력에서 가장 앞서있다. 이전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 등 고객사와 긴밀하게 협업해왔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와 협력해 인공지능 반도체에 적용하는 기판과 차세대 카메라모듈 등을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3D카메라 기술개발과 사업진출을 검토중이라는 계획도 내놓았다.
▲ 애플 고가 스마트폰 '아이폰X'(왼쪽)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
LG이노텍은 LG전자와 애플 신제품의 올레드패널 탑재에 맞춰 전용 기판 공급체계를 확보했고 듀얼카메라와 3D카메라 등 차세대 카메라에서도 사업경험을 쌓으며 시장을 선점했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 주요고객사들이 고성능 부품을 확대적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고객사들까지 유행을 따를 경우 수요급증으로 실적을 대폭 늘릴 기회를 맞을 수 있다.
박 연구원은 스마트폰업체들의 기술혁신 노력이 부품업체들을 중심으로 강화되고 있어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최소 2019년까지 성장동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공지능과 5G 등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신기술 발전도 고가부품 수요증가의 촉매제로 꼽힌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시장 경쟁구도가 고가와 중저가제품에서 벗어나 인공지능 스마트폰의 새로운 영역이 구축되고 있다”며 “성능향상을 위한 고가부품 수요확대가 삼성전기와 LG이노텍에 수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고화질 콘텐츠 등 정보의 전달속도가 빨라지는 5G규격 통신의 보급확대도 스마트폰업체들이 하드웨어 성능을 더 끌어올리며 고가부품 수요를 늘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