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의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한화S&C가 신사업을 발굴해 실적을 끌어올리는 계획을 세웠다.
한화S&C는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김 회장이 삼성SDS처럼 한화S&C의 몸집을 키워 경영권 승계의 기반을 마련하려고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 한화S&C, 신사업 확장해 몸집 불린다
7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S&C는 2020년까지 매출 3천억 원과 영업이익 300억 원을 올리는 새로운 사업 발굴을 하고 있다.
|
|
|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이에 따라 사업부별로 신사업과 연구개발 부서를 합쳐 미래전략본부를 신설했다.
한화S&C 미래전략본부는 크게 4가지 신사업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는 플랫폼형사업, 국방헬스분야 사물인터넷사업, 벤처기업 육성사업, 판매자와 구매자의 제품정보 불일치를 해소하는 레몬마켓사업 등이다.
한화S&C는 지난 7월 한국IBM 부사장 출신인 김용욱 대표이사가 선임된 뒤 신사업 발굴 등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안관리팀을 신설했고 세분화되어 있던 여러 부서들을 영업부서와 수행본부로 통폐합했다. 영업부서는 인센티브 등을 포함한 보상시스템을 강화했다.
이는 시스템통합(SI)사업이 한계에 부딪친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이다. 대기업집단의 계열사인 시스템통합회사들이 공공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정부가 제한하면서 실적이 줄고 있다.
한화S&C는 지난해 매출 4602억 원, 영업이익 202억 원을 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0%, 22.9% 감소했다.
한화S&C는 2012년부터 한화에너지(옛 군산열병합발전)를 흡수합병해 에너지사업에서도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또 한화큐셀을 통해 태양광 발전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 ‘승계자금줄’ 쥔 한화S&C, 한화의 삼성SDS 되나
한화S&C는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들이 모두 주주로 있다.
한화S&C의 지분은 김동관 한화솔라원 영업담당실장이 50%, 김동원 한화그룹 디지털팀장이 25% 김동선 한화건설 매니저가 2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
|
|
▲ 김동관 한화솔라원 영업담당실장 |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의 경우 한화그룹 지배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한화그룹 지주회사 격인 한화의 최대주주(22.65%)는 김승연 회장이다. 김동관 영업담당실장이 보유한 한화 지분은 4.44%에 불과하다. 김동원 팀장, 김동선 매니저도 각각 1.67%씩을 소유하는 데 그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화S&C의 몸집을 키우는 것이 한화그룹의 승계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S&C를 키운 뒤 기업공개를 통해 세 아들에게 김 회장의 지분상속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거나 한화S&C를 한화와 합병해 오너 3세들이 한화그룹 계열사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한화S&C는 한화 지분을 2.2% 정도 보유하고 있지만 다른 주요 계열사의 지분은 상당히 소유하고 있다. 한화S&C가 지분을 갖고 있는 계열사는 한화에너지(100%) 한화큐셀코리아(20%) 휴먼파워(100%) 한화솔라파워키츠키(37%) 한컴(69.87%) 등이다.
업계에서는 한화S&C가 현대차그룹의 현대글로비스, 삼성그룹의 삼성SDS와 제일모직 같은 역할을 할지 주목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승계자금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삼성SDS와 제일모직은 기업공개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오너 3세들이 승계를 위한 현금확보의 길을 마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